경기도에서 중증장애인이 진료 받을 수 있는 치과는 4곳뿐이다. 경기도가 지원하는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과 의정부병원, 국·도비를 지원받는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인 용인 단국대 죽전치과병원과 일산 명지병원 등이다. 구강 진료를 받아야 할 중증장애인은 많은데 전담 치과가 크게 부족해 치료를 못 받는 안까타운 실정이다.
2020년도 장애인 건강보건통계에 따르면 전국 장애인 구강검진 대상자는 116만1천556명이다. 이 중 22%인 25만1천247명이 경기도에 거주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치과에 가야 하는데도 가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증장애인은 98만명에 달한다. 중증장애인은 혼자 치아 관리를 못 한다. 보호자의 돌봄에도 한계가 있어 충치와 잇몸병 등 구강질환이 많다. 이들에 대한 진료는 의사소통과 협조가 안 되고, 진료와 치료 과정에서 저항하거나 발작을 일으키기도 해 진료가 쉽지 않다. 장애인 전담 치과를 가야 하는데 주변에 병원도 없고, 가더라도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없다. 인력·장비 등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증장애인은 진료 인력 외에 환자를 붙잡는 등 3~5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 충치 치료나 MRI 검사를 하는데도 전신마취나 진정마취가 필요하다. 그런데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크게 부족해 전신마취가 필요한 구강 진료를 받으려면 길게는 1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지역 장애인 환자에 대한 치과 치료 및 공공보건사업을 위해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14곳이 있다. 이 중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센터는 중앙과 경기, 대구, 전북 등 4곳이다. 이곳에서 마취 진료가 가능한 날은 주당 평균 3.5일이다. 중증장애인 진료 특성을 고려해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등 인력 충원이 절실하다.
최근 구강보건법 개정으로 장애인 구강 환자의 치과진료를 시행할 ‘지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가 보건소에서 치과의원까지로 확대됐다. 하지만 중증장애인이 이곳에서 치과 치료를 받기는 어렵다. 물리적으로 중증장애인의 신체 억제를 도울 사람이나 장비, 전신마취 여건이 부족해 감당이 어렵다. 일반적으로 복합질환을 앓는 중증장애인 특성상 복용하는 약물에 따라 피검사, 심전도검사 등도 해야 하고, 마취도 필요한데 부족한 게 너무 많다.
중증장애인의 경우 구강진료실, 전신마취 수술실, 회복실 등이 있어야 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이에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를 확대하고 시설 투자·인력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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