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대장동·성남FC·위례신도시 의혹과 관련해서다. 남욱 등을 위례신도시 시행사로 해 준 혐의(옛 부패방지법 위반), 김만배 등을 대장동 시행사로 해 준 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대장동에서 4천895억원의 손해를 성남도개공에 끼친 혐의(특경법상 배임)다. 관내 기업들에 인허가 등 대가를 주고 133억5천만원의 후원금을 성남FC에 내게 한 혐의(제3자 뇌물)도 있다. 체포동의안이 28일쯤 의결된다.
검찰 수사, 법원 판결보다 앞서는 관심사가 생겼다. 국회에서 곧 벌어질 체포동의안 표결이다.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이면 통과다. 통과되면 이 대표는 체포된다. 현재 국민의힘(115석)과 정의당(6석),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찬성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에서 28명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의석상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169석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하면 부결된다. ‘6억원 뇌물 의혹’ 노웅래 의원도 작년 12월 그렇게 살아났다. 그런데 의견이 분분하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하는 진단은 이렇다. 16일 라디오 대담 프로에서 ‘(체포동의안 통과) 가능성을 배제 못한다’고 했다. ‘(체포동의안을) 보고 난 후에 정하겠다는 분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비쳤다. 조 의원의 분석에는 당내 정서가 깔려 있다. 이른바 이재명 강성 지지세력의 장악과 그 과정에서 생긴 갈등이다. 조 의원 아니어도 많은 전문가들이 말한다. 최근에도 이를 시사하는 모습이 있었다.
이 대표가 성남지청에 출두했던 1월10일 일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까지 이 대표와 함께했다. 이 대표의 극단적인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이 이를 평가했다. ‘어제 이재명 대표님과 함께 한 의원님들 명단입니다’라며 의원 31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각자 폰 저장해 두었다가 내년 4월 총선 때 공천권 위주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설명까지 붙였다. 참석하지 않은 의원들 이름도 일일이 거명됐다. 물론 ‘공천 아웃’이라는 구호가 곳곳에 붙었다.
많은 의원들이 이런 좌표 과녁에 놓였다. ‘검찰에 동행 안 한 의원’ ‘방송에서 쓴소리 한 의원’ ‘대표 왔는데 안 보인 지역 의원’ 등이다. 정치를 실현하는 것이 공천이다. 당권이 갖는 가장 큰 힘도 공천권이다. 그 공천을 박탈하는 좌표가 공공연히 찍혔다. 지금까지는 그 힘이 이재명 체제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적이 많아졌다. 그 쌓인 적을 잠재적으로 둔 채 체포동의안을 의결하게 됐다. 이러다 보니 ‘28명 변수’를 두고 여러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 대표가 보인 변화가 있다. 최근 강성 지지층을 달랬다. ‘수박 소리 하지 말라’며 단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에도 평가는 각각이다. 조웅천 의원이 말했다. “요즘 와서 갑자기 강조하는 것 같아 진정성이 있나 지켜보고 있다.” 의원 한 명의 것으로 보아 넘길 논평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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