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회가 본보기가 됐다. 3월부터 11월까지 치러지는 대회다. 36개팀, 600여명의 사회인이 참여한다. 대부분 직장인 자영업자로 이뤄졌다. 아마추어 야구인들의 리그다. 그래도 야구인들의 애착은 강하다. 국가와 지자체가 지원해야 할 생활체육의 한 영역이다. ‘안성시장기 야구대회’는 그런 무대다. 많은 돈을 지원하지도 못한다. 시가 의회에 제출한 예산이라야 1천만원이 전부다. 그걸 시의회가 전액 삭감했다. 삭감 이유를 들어보니 이해할 수 없다.
‘선거법에 문제가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듣는 이 처음이다. 선거법 중 어떤 항목에 걸린다는 것인가. 시장의 기부행위인가. 시장의 사전선거운동인가. 아니나 다를까 선관위가 확답을 했다. ‘선거법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안성시가 이 해석을 시의회에 정식 제출했다. 시의회의 재답변이 있어야 할 것이다. 처음 예산 삭감의 이유가 ‘선거법 위반 소지’였다. 그걸 선관위가 문제 없다고 했다. 그런데 아무 설명 없이 또 삭감했다.
다른 지자체의 예를 봐도 그렇다. 화성시장배 전국사회인야구대회가 있다. ‘화성시장’ 깃발을 걸고 10회 넘게 치르고 있다. 안산시장배 전국사회인야구대회도 있다. 이건 무려 35년째(34회) 이어오고 있다. 동두천시장배 야구대회는 안성처럼 자체 시민들이 참여하는 내부 대회다. 이 대회도 벌써 13회를 넘었다. 사회인 야구는 인기 많은 생활체육이다. 야구장 마련과 대회 창립을 공약으로 내건 시장도 있다. 그중 어디서도 ‘○○시장배’란 명칭에 무산된 적 없다.
안성시의회의 트집은 야구대회에만 그치지 않는다. 앞서는 종목별 생활체육대회 전체를 막았다. 22개 종목으로 관련 사회체육인만 수천, 수만명이다. 대회 모두에서 ‘안성시장기’와 ‘안성시장배’를 빼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예산을 삭감했다. 그중 야구대회 예산이 먼저 재상정됐다가 삭감된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나머지 21개 종목 예산도 상정하기 부담스러워졌다. 김보라 시장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대통령배, 도지사배 대회도 없애야 하느냐’고 따졌다.
지역 국회의원이 설명 했다. ‘체육회장이 민선이니 시장 명의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체육 자치를 말하는 듯하다. 전혀 근거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큰 틀에서 장기적으로 검토해 볼 수는 있다. 하지만, 그걸 왜 안성에서 시작하나. 수많은 안성 시민을 볼모로 논쟁하나. 시장이 체육회장을 겸직하던 시절, 그때도 대회 명칭은 시장기, 시장배였다. 민선 체육회가 22개 대회를 치를 예산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안성시의회만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다.
안성시에도 많은 시민이 생활체육을 한다. 야구·축구·수영·궁도·배구·게이트볼·테니스·배드민턴·실버바둑·검도·족구·볼링·탁구·피구·플라잉디스크·당구·패러글라이딩·양궁.... ‘안성시장배 △△대회’는 그들에게 동기가 되고 보람이 된다. 그걸 안성시의회가 갑자기 박탈한 것이다. 즐기던 무대를 갑자기 철거한 것이다. 동호인들이 뭐라 하겠나. 이해 못할 횡포라고 노하지 않겠나. 설득력도 없는 트집이다. 우리가 모르는 다른 사정이 있다면 모를까. 그만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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