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교육비 줄줄이 올라 부담... 5년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35%↑ 도교육청 “단계적 인상 등 방안 모색”
#1. 초등학생 6학년과 3학년 두 딸을 키우는 40대 A씨(화성 거주)는 최근 자녀들이 다니는 학원에서 안내문 한 장을 받고 막막한 심정이 들었다. 다음 달부터 첫째 아이가 다니는 영어학원이 수업시간을 조금 늘리고 월 15만원이던 학원비를 27만원으로 2배 가까이 인상할 것이란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두 아이가 다니는 피아노 학원에서도 1인당 2만원의 학원비 인상 소식을 전했다. A씨는 “매달 내야 하는 비용이 20만원 가까이 늘었다. 관리비 등 생활비도 치솟았는데 어디서 지출을 줄일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2.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둔 50대 B씨(남양주 거주)도 학원비 인상 소식에 착잡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B씨는 “영어, 수학 학원은 5만원씩 오른다고 하고 태권도 학원도 2만원을 올린다고 통보받았다”면서 “중학교 입학을 준비하느라 나갈 돈이 많은데 학원비까지 오른다니 속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새해 들어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가계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학원가에서도 학원비 인상 움직임을 보이며 학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고통 분담 차원으로 학원비 동결 기조를 이어온 학원가에서도 운영난 심화 등으로 더 이상의 동결은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초·중·고등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5%가량 상승했다. 2017년 월평균 27만2천원에서 2018년 29만1천원→2019년 32만1천원→2020년 30만2천원→2021년 36만7천원 등으로 3만원가량씩 오르는 추세다. 평균 인상률을 고려하면 올해는 월평균 40만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사교육비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일종의 돌봄 역할을 하는 학원들의 수요는 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양주에서 피아노학원을 운영하는 김모씨(34·여)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원생이 급격히 줄어 학원비를 인상하지 않으면 운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다다랐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물가와 인건비 상승 등 학원비 인상 요인이 있었으나, 최근 3년간 코로나19 여파로 학원비를 안 올렸던 곳들이 많아 연쇄적인 인상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면서 “학부모와 학원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단계적 인상 등 양측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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