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남 ‘K-스타월드’ 걸림돌인 중첩 규제 풀어야

K-스타월드는 민선 8기 하남시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미사동 일원 약 90만㎡에 국내 최고 수준의 K팝 공연장과 글로벌 영화촬영스튜디오, K-컬처 문화·영상산업단지, 테마파크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K-스타월드를 통해 연간 30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 유치와 3만여개의 일자리, 연 2조5천억원의 경제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K-스타월드는 국가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만큼 국책사업으로 지정, 지자체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K-스타월드가 들어설 미사동 일원은 개발제한구역법과 수도권정비계획법, 문화재보호법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있다. 사업 추진을 위해선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 K-스타월드 조성을 위한 규제 완화의 핵심은 그린벨트(GB) 해제다. GB 해제를 위해선 환경평가등급이 조정돼야 한다. 시는 환경평가등급 평가항목 중 ‘수질’ 항목 재산정 및 ‘GB해제 지침’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실에 맞지 않은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다른 지자체처럼 하남시도 중첩 규제로 불편과 고통을 겪고 있다. 하남시는 전역이 수정법상 과밀억제권역으로 묶여 있다. 여기에 개발제한구역이 전체 면적의 71.8%를 차지한다. 또 87%는 공장설립제한·승인지역으로 지정돼 기업 및 산업 유치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각종 규제가 도시 성장의 족쇄가 되고 있다.

 

1989년 10만명으로 출발한 하남시는 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33만명으로 늘었다. 경기도 31개 시·군 중 인구 순위로 16위다. 그러나 정부의 자족도시 약속 미이행과 개발제한구역법, 수정법 등 각종 규제로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역내총생산(GRDP)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19년 하남시의 1인당 GRDP는 2천463만원으로 도내 31개 지자체 중 24위에 머물렀다. 경기도 평균 3천606만원의 68.3% 수준이다.

 

하남시는 서울 강남·송파와 인접한 지리적 특성과 중부고속도, 수도권순환도, 서울~춘천 고속도, 서울~세종 고속도 등 수도권 교통요충지라는 지리적 강점으로 미래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도시다. 그럼에도 각종 중첩 규제에 발목이 잡혀 도시가 성장을 못하고 있다. 인구는 느는데 지역경제는 정체 상태다.

 

수정법은 악법이다.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불합리한 법이다. 일본, 영국 등 수도권 규제 정책을 펼쳤던 국가들이 수십년 전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했는데 우리는 40년 전의 구태한 법에 얽매여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자족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선 낡은 수정법 등 각종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