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극장가 선택의 폭을 넓히는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들이 연이어 개봉한다.
먼저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이 오는 8일 개봉한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뒤를 이어 21세기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이다.
감독은 2011년 3월11일 발생했던 동일본 대지진 이후부터 초창기와는 다르게 재난을 매개로 판타지 세계관과 일본의 사회상을 겹쳐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재난 이후 일본인의 삶은 언제든 예고 없이 찾아올 재난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너의 이름은’(2016년), ‘날씨의 아이’(2019년)에 이어 다시 한 번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향한 감독의 태도와 시선이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은 배경 작화와 색감도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 중 하나다.
같은 날 서스펜스의 대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똑똑똑’도 극장가를 찾는다. ‘똑똑똑’은 1999년 ‘식스 센스’로 이름을 알린 뒤 ‘언브레이커블’(2000년), ‘23 아이덴티티’(2017년), ‘글래스’(2019년) 등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샤말란의 새 작품이다.
별장으로 휴가를 떠난 한 가족이 위기에 빠진다. 이들에게 갑작스레 낯선 불청객 무리가 찾아와 가족 가운데 누군가를 희생하지 않는다면 인류가 위험에 빠진다고 말하면서부터 관객들은 영화의 기묘한 스토리로 빨려들어간다.
외부에서 침입하는 불안과 공포가 평화롭게 유지되는 일상을 뒤흔들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방문자들이 도대체 왜 가족들을 위기로 몰아넣고 위협하는 것일까. 영화는 명확한 설명 대신 은유와 암시를 드문드문 배치해 놓았을 뿐이다. 영화는 상식을 벗어나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내리는 선택과 결단이 관객들의 현실과 얼마나 가까이 있을지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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