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FC에서 유소년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에서 ‘살인 충동과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밝혔다. 반복적이고 심각한 언어 폭행, 괴롭힘이 있었다고 적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그 결과 지난 1월3일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요청을 의결했다. 축구단의 코치 등 지도자들과 일부 동료 선수들이 대상이다. 문제는 김포FC가 징계 대상 지도자 등과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김포FC 서영길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스포츠윤리위원회에서 지난해 8월까지 어떠한 근거로 징계 조치됐는지 공문으로 보내 주기로 했으나 아직까지 받지 못했다”, “대표이사 재량으로 징계를 내리기에는 법적 근거 등 부족함이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코치나 감독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연관돼 있다. 아이들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 지면에서 느껴지는 당당함이 놀랍다. 미뤄보건대 재계약은 서 대표의 뜻인 것으로 보인다.
부당함이 명백하다.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징계가 의결됐음은 김포FC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용을 공식 확인하고 공문 하달을 촉구하는 게 순서였다. ‘공문이 안 왔다’는 것을 마치 ‘징계가 사라졌다’처럼 해석하고 있다. 그러니 재계약한 것 아닌가. 대표이사 재량을 들먹이는 것도 적절치 않다. 1차 징계는 스포츠윤리위원회에서, 2차 처벌은 수사기관에서 내린다. 김포FC 대표이사는 그 내용을 따를 책임만 있을 뿐이다.
이번 재계약 강행의 가장 큰 문제가 뭔지 아나. 아이들의 자유로운 진술 기회를 박탈해 버린 것이다.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숨진 선수의 유가족이 제기하면 법원에서 손해배상 소송도 해야 한다. 그때 핵심은 숨진 선수에 대한 평소의 언어 폭행, 괴롭힘이다. 가장 절절한 증언이 동료 선수들로부터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아이들과 감독 코치가 한 공간에 묶여 있다. 이제 재계약까지 맺어 계속 엮여 있게 됐다. 감독 코치와 매일 본다. 가해 학생도 매일 본다. 자유로운 진술이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범죄 은닉이다.
지난해 4월27일 선수가 숨졌다. 3월14일이 선수의 생일이라고 한다. 선수의 아버지는 지금도 통탄하고 있다. 경찰 조사는 1년 되도록 종결되지 않고 있고, 축구단은 가해자를 포함한 지도자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절망한 아버지가 건 마지막 희망이 법원이다. 김포FC 재계약을 바로잡아 달라며 영업정지가처분신청을 했다. 우리도 곧 내려질 판사의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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