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집어들면 좋은 책들이 있다. 사회 그리고 세계와 온몸으로 부딪히며 살아가는 여성들의 다양한 이야기는 성별에 관계 없이 누구에게나 큰 울림을 준다.
■ 엄마와 딸, 한없이 가깝고도 먼…‘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
하재영 작가의 신간 ‘나는 결코 어머니가 없었다’가 지난달 27일 발간됐다. 저자는 책에서 어머니의 생애를 들여다보면서 자신과의 접점, 교차점에 있는 이야깃거리를 풀어내고 있다. 한 여성이 한 여성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두 존재는 어떤 방식으로 교감할 수 있을까. 엄마라는 존재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가장 가깝지만, 한없이 멀게 느껴지는 존재가 바로 어머니다. 딸과 엄마의 관계는 그만큼 복잡하고 골치 아픈 법이다. 책을 통해 각자의 모녀관계를 돌아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읽는 이의 내면을 건드린다. 단순히 남의 집 이야기를 훔쳐본다기엔, 생생하고 날선 지점들이 적나라하게 묘사돼 있어 책장을 쉽게 넘길 수 없다. 용기를 내 어머니와 소통하고 감정을 나누려면 굳은 다짐과 용기가 필요하다. 어떻게 어머니를 마주해야 하는 걸까? 책은 무심코 여러 갈래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
■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 예술가들의 삶…‘불꽃으로 살다’
짧지만 강렬한 삶.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진 예술가 30인의 삶과 작품 세계를 풀어낸다. ‘불꽃으로 살다’(디자인하우스 刊)는 서구 남성 중심의 예술 세계에서 조명 받지 못했던 비서구 작가들과 여성 예술가들이 상당수 소개되고 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책이 다루는 예술가들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여성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책을 통해 예술을 목숨보다 소중히 여긴 이들, 시대를 앞서간 창작자들, 살아 있는 동안 내내 투쟁과 갈등에 신음했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26세 임신 5개월 차의 몸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생을 마감한 샤를로테 살로몬, 현대 인도 미술의 개척자 암리타 셔길, 1960년대 영국 팝 아트의 창시자 중 한 명이었던 폴린 보티 등 다양한 여성 예술인들의 삶을 들여다 볼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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