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당뇌에는 ‘경기정치’가 없다

경기당심은 대표 경선 때부터 부글거렸다. 시초는 나경원 전 의원이었다. 나 전 의원에게 십자포화가 가해졌다. 공세를 주도한 그룹은 친윤이었다. 친윤의 상당수가 영남권이다. 영남권에 의한 수도권 박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가 빠진 채 본선이 시작됐다. 이번엔 안철수 의원(성남 분당갑)이 공격을 받았다. 대통령의 의중-윤심(尹心)-을 둔 논쟁이었다. 대통령실까지 가세해 안 의원을 몰아붙였다. 이를 보며 상처받은 경기도민이 많다.

 

김기현 대표의 첫 당직 구성에 그래서 관심이 많았다. 경기도·인천에 대한 배려가 있을 것으로 봤다. 그 정도 배려는 있을 것으로 봤다. 여기에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 절박함도 있다. 수도권 의석만 121석이다. 전체 300석의 40%다. 경기도 59석, 인천 13석, 서울 49석이다. 지난 총선에서 얻은 국민의힘 의석은 17개였다. 현재 완벽히 기울어진 국회가 결국 수도권의 불균형에서 시작됐다. ‘여의도 탈환’의 열쇠는 곧 경기도 탈환이다.

 

그런데 그런 기대가 빗나갔다. 사무총장에 이철규 의원을 임명했다.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이다. 전략기획부총장에 박성민 의원이다. 울산 중구다. 조직부총장에 배현진 의원이다. 서울 송파 을이다. 대표가 지명하는 최고위원은 강대식 의원으로 채워졌다. 대구 동구다. 수석 대변인은 강민국, 유상범 의원이다. 경남 진주을과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이다.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는 박수영 의원이 내정됐다. 부산 남구갑이다.

 

친윤·반윤을 인사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견해가 많다. 친윤 전면 배치, 과도한 쏠림 현상 등의 주석도 그래서 나왔다. 우리 관심은 다르다. 오직 경기도·인천이다. 살폈듯이 전체 의석의 40%가 몰려 있는 수도권이다. 그중 59석이나 되는 경기도 표밭이다. 여기에 단 한 명의 당직자도 배려하지 않았다. 지명 최고위원 자리를 고사했다는 의원 얘기가 들린다. 그래서 뭐가 어쨌다는 건가. 그런 ‘인사 뒷얘기’나 들으며 위로 삼으라는 건가.

 

경기정치의 권리 주장은 여야 모두를 향한다. 야당인 민주당의 당직에도 같은 기준을 들이댄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미 수도권 중심 정당이다. 늘 경기도 의원이 중심에 있었다. 지난 대선에서 그 보답이 돌아갔다. 이재명 후보가 5% 이상 크게 이겼다. 그 후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경기도·수도권이다. 국민의힘만 여전히 경기도와 담을 쌓고 있다. 선거 때 아픔 주고, 당직 배정에서 소외시킨다. 선거전 때부터 걱정했던 ‘영남당 속 경기도 소외’다.

 

배려 안 해도 총선에 자신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경기도 총선은 포기했다는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배려할 깜냥조차 없다는 것일까. 어느 경우든 경기도 보수에는 맥빠지는 당직 인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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