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돌봄학교서 일대일 코칭 ... 무료한 일상 재미 이끌며 ‘각광’
푸릇한 봄 향기가 코끝에 와 닿는 시흥 월곶동 달빛포구마을학교의 입구에서부터 아이들의 낭랑한 웃음소리와 탄성이 흘러나온다. 빠른 손놀림으로 스포츠스태킹(stacking, 컵 쌓기)에 열중하는 아이들과 즐겁게 어우러지는 봉사단은 시흥시 스포츠스태킹 단원들이다.
스포츠스태킹은 12개의 컵을 다양한 방법으로 쌓고 내리면서 스피드와 기록을 겨루는 운동 경기다. 일명 ‘손으로 하는 육상경기’라고 불리며, 수많은 국제대회로도 개최되는 인기 스포츠다. 미국에서 시작돼 2010년경 국내 도입 후, 매년 지역 교육청에서 학교스포츠클럽 종목으로 채택하며 각광받고 있다.
시흥시스포츠스태킹 봉사단의 강신집 회장은 지난 2019년, 스포츠스태킹 교수법을 지도받고 전문자격증 취득까지 함께한 회원들과 의기투합해 봉사단을 꾸렸다. 40대부터 60대로 구성된 회원 16명은 시흥 곳곳의 경로당 어르신들의 일상을 활기로 채우고 있다.
강 회장은 “경로당에 가보면 남성 어르신들은 대부분 화투를 치고 있고, 여성 어르신들은 무료하게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새로운 흥밋거리로 일상에 활력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놀이로서의 ‘흥미’와 단순하게 겨룰 수 있는 ‘재미’를 넘어 건강의 효과를 얻게 되는 ‘의미’까지, 3박자를 골고루 갖춘 스포츠스태킹을 경로당 어르신들도 반겼다.
봉사단의 조성옥 총무는 “스포츠스태킹은 양손을 사용하기 때문에 좌뇌, 우뇌를 활성화해 치매 예방은 물론, 집중력과 순발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어 어르신들이 서로 자연스레 어울리며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며 노후 여가활동으로 손색없다고 말했다.
일대일 코칭을 통해 봉사단이 경로당 곳곳에 활력과 웃음꽃을 피워낸 지 4년, 코로나라는 장벽이 한동안 대면 활동의 발목을 붙잡았지만, 봉사단은 철저한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기회가 될 때마다 어르신들과의 만남을 이어나갔다.
그렇게 쌓은 내공으로 봉사단은 대상 범위를 확대해 돌봄학교 프로그램으로 초등학생들과 함께하면서 스포츠스태킹을 매개로 정을 나누고 행복을 선물해왔다.
특히 아이들은 어르신들보다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봉사단 역시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단원들은 스스로 더 다채롭고 새로운 형태의 스태킹을 개발하는 담금질을 계속했다.
아울러 지난해 시흥월곶포구축제와 달빛로드축제 현장에서는 스포츠스태킹 체험 부스를 운영하며 재능 나눔 봉사활동으로 지역에 스포츠스태킹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이처럼 진심과 노력이 쌓이는 만큼, 반응 역시 폭발적이어서 봉사단은 되레 봉사를 통해 고마움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경로당과 돌봄학교를 넘나들며 때론 어르신들과 때론 아이들과 함께 컵 쌓기를 즐기는 건 단지 놀이를 알려주고 배우는 일에 그치지 않았다. 그 시간만큼은 서로에게 스며들어 서로의 마음이 따뜻하게 와 닿는 소중한 순간이 됐다.
지난해 시흥자원봉사자의 날에 ‘우수자원봉사단’으로 이름을 빛낸 시흥시스포츠스태킹 봉사단은 시흥의 놀이문화를 새롭게 바꾸고 싶은 큰 그림을 그리며, 앞으로 더 내실 있게 봉사단을 운영하겠다는 아름다운 결의를 보였다.
두 시간 남짓, 아이들과 함께한 스태킹을 마무리하기 무섭게 또다시 다음 활동을 기쁘게 계획하는 이들. 무한한 사랑 나눔을 실천할 봉사단의 내일에 기분 좋은 희망이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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