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에 학생 소통, 매일이 전쟁... 코로나 이후 코딩 등 교육환경 변화 가속 道교육청 “에듀테크 활용 사례 공유하고... 자료 제작·교원 역량 강화 연수 등 추진”
#1. 30년 가까이 교직에 있어 온 A씨(57)는 온라인 수업이 본격화한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하루하루가 전쟁과 같았다고 말했다. 수업부터 학생과의 소통까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스마트 기기를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은 것은 물론 평소 인터넷도 잘 쓰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A씨는 “관련 연수를 찾아서 듣고 있지만, 여전히 동료 교사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라며 “줌(ZOOM) 수업조차 아직 적응되지 않았는데, AI교과서 등 또 다른 디지털 교육 얘기가 나올 때마다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2. 초등학교 교사인 B씨(32)는 이번 학기에 소프트웨어(SW)수업을 맡게 되면서 평소 쓰지 않던 코딩 프로그램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방학동안 코딩 관련 연수를 받는 등 첫 수업 전 기본적인 활용법을 숙지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수업 때마다 새로운 문제에 직면해야 했다. B씨는 “코딩 수업 준비를 위해 지난해 겨울부터 3개월 가까이 개인시간 없이 퇴근 후까지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며 “그간 수업 준비를 위해 들인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다.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이 ‘교육의 디지털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교사들의 부담과 관련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기술 도입에 앞서 제대로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3일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 1천명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기술 활용 실태와 학교교육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인식 조사를 분석한 결과 전국 초·중·고 교사들은 교내 디지털 기술 수용과 활용의 저해 요인으로 인프라 부족(29.5%), 교사의 준비 환경 부재(24.3%), 교사 활용 능력 부족(10.5%) 등을 꼽았다.
이 같은 상황에도 교육부의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및 도교육청의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 방안 추진 등 교육의 디지털화는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디지털 전환에 앞서 교사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제대로된 교육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면 교사의 업무 부담이 덜어질 거라는 인식이 있지만, 오히려 반대로 활용법을 익히는 등 관련 업무가 늘어난다”면서 “교사들이 디지털 교수법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 이로 인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교육 환경의 전반적인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에듀테크 활용 교육 사례를 공유하고 안내자료를 제작해 현장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일 예정”이라며 “교원 대상 역량강화 연수 등도 진행해 교사들이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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