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군포를 방문했다. 하은호 시장과 함께 산본신도시를 살펴봤다. 하 시장이 이 자리에서 지역 현안을 건의했다. 그중 하나가 금정역의 통합역사 필요성이다. 원 장관이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약속했다. 논의 기관도 일일이 거명해 답했다. 국토부,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 군포시 등이다. 통합역사 자체를 약속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관계 기관 협의까지는 약속했다. 적어도 중앙에서의 재론을 기대해 봄직하다.
통합 금정역은 군포시민의 숙원이자 현안이다. 수도권 전철1·4호선 환승역이 있다. GTX-C 정차역이 될 역도 있다. 같은 금정에 세워지는 역사다. 그런데 따로 떨어져 증·개축된다. 두 역사를 통합해야 한다는 게 주민과 시의 주장이다. 선로 배치도 하행선의 경우 GTX노선과 1·4호선 승강장이 분리되지만 상행선은 1개 선로에 GTX와 1·4호선이 직렬로 정차하며 승강장 길이가 길어져 안전사고 우려는 물론 환승거리 증가, 환승체계 비효율성 등이 우려된다고 한다.
이 문제가 지금 다뤄져야 하는 이유가 있다. 교통 시설은 한번 자리를 잡으면 오랜 기간 바꿀 수 없다. 특히 전철·기차 등은 ‘100년 시설’을 짓는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지금 토론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공사를 하는 입장은 어떤가. 본보가 국가철도공단 관계자에게 의견을 들었다. “금정역 북부와 남부역사 사이에 열차 운행과 관련한 각종 시설물이 많아 공사에 어려움은 물론 많은 사업비가 소요된다...유관기관 간 최대한 효율적인 역사가 되도록 협의하겠다”
협의를 하겠다는 원칙론을 말하고는 있다. 하지만 통합 불가 이유가 더 크게 들린다. 공사가 복잡하고 돈 많이 들어 어렵다는 얘기다. 사업성을 따져야 하는 입장이라면 할 수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게 ‘100년 갈 철도 시설’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불합리한 선택으로 치르게 될 사회적 비용이 무한정 늘어나게 된다. 눈앞의 공사비 절감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면 안 된다. 무한정 반복되는 사회적 비용과의 양정이 필요하다. 금정역 통합 문제에는 이게 필요하다.
궁금하다. 통합금정역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기는 했는가. 복잡해진다는 공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연구한 자료는 있는가. 공사비가 높아진다는데 그 비용을 산출한 근거는 있는가. 남·북 역사 분리 운영에 따르는 사회적 손실은 뽑아는 봤는가. 이런 게 있다면 다 꺼내 놓고 논의해라. 없다면 지금이라도 전문적 분석을 의뢰해라. 다시 한번 말하지만, ‘100년 갈’ 철도 역사를 짓는 일이다. 시민이 원하고, 시장이 공약했고, 장관이 약속했다. 제대로 논의해야한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