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형제 영화 감독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이하 다르덴 형제)의 신작 ‘토리와 로키타’가 10일 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지난달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다큐멘터리를 연출하다 극영화로 뛰어든 다르덴 형제는 올바른 양육자를 만나지 못하거나, 따스한 보금자리를 벗어난 아동과 청소년들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로부터 피어나는 사회 약자들의 노동 문제를 거쳐 생겨나는 현실과의 접점이 그들의 탐구 대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토리와 로키타’는 그들이 붙잡아 왔던 관심사가 이어지고 확장되는 무대다.
‘토리와 로키타’는 사회 복지망에 안착할 수 없어 흔들리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영화는 유럽 사회의 뜨거운 화두인 이민자 문제를 숨길 생각이 없다. 아프리카 출신의 두 아이는 머나먼 타국 벨기에에서 피 한 방울 섞지 않은 관계로 만났다.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존재는 각자뿐이다. 불법 입국자로 체류 조건을 얻는 것조차 어려운 로키타는 동생 토리와 함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마약 운반책으로 일한다.
이들을 보살펴 줄 수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 과연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보살펴 줄 수 있을까? 보호막이 사라진 자리, 냉혹한 현실이 들어차는 순간들을 형제는 감상을 배제한 채 그 어느 때보다도 이성적인 눈으로 이들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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