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지 않은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초여름 더위가 시작됐는데도 독감 유행이 꺾이지 않고 있어서다. 그래서 우울하다. 분명 겨울철에나 기승을 부리는 호흡기 질환인데 말이다.
해당 질환 발생률을 환자 수 유행 기준으로 따지면 평소의 5.2배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관리청 등 보건당국의 분석 결과다. 환자 수 유행 기준은 3년 치 비유행 기간의 의사환자 분율 평균에 표준편차를 곱해 만들어진다.
지난주 독감 환자 수는 2001년 이후 최대치보다도 3배 이상 많다는 분석도 나왔다. 우울한 수준을 넘어 그 이상의 심각한 수위임을 입증하고 있다. 주변에서 해당 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을 찾기도 어렵지 않다.
보건당국의 통계 및 분석 결과 등에 따르면 올해 22주 차(5월28일~6월3일) 외래환자 1천명당 인플루엔자(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는 21.5명으로 나타났다. 전주(25.7명)에 비해 4.2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치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이례적으로 크게 높은 수준이다.
보건당국이 발표한 유행 기준으로만 봐도 이번 독감 유행은 심각하다. 22주 차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발생분율 통계가 있는 2001년 이래 같은 기간 환자 수는 최저 0.25명(2003년), 최다 5.6명(2018년)이었다. 22주 차 의사환자 분율을 연령대별로 보면 7~12세 43.8명, 13~18세 41.6명 등 계속해서 소아·청소년층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9~49세는 27.5명, 1~6세는 24.1명이었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사회적 접촉이 많아져 사람 간 전파되는 질병은 당분간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가 분명 엔데믹에 접어들긴 했지만 뭔가 심상찮은 연유다. 못내 발길을 돌리기 섭섭해서일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민낯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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