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끊길 위기" 경기민요 전승자 대표단, 대규모 집회 예고

지난 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경기민요 전승자들이 유파를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기민요 전승자 대표단 제공

 

문화재청이 일부 유파의 경기민요 전승자들만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인정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경기민요 전승자들이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전승자들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보신각으로 이동하며 1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인정심의 저지 집회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또 오는 22일에도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동하며 대규모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문화재 관리국은 지난 1975년 경기민요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하면서 안비취·묵계월·이은주 등 3명을 경기민요 보유자로 인정했다. 이에 안비취 유파는 유산가·제비가·소춘향가·십장가를, 묵계월 유파는 적벽가·선유가·출인가·방물가를, 이은주 유파는 집장가·평양가·형장가·달거리를 각각 전승해왔다.

 

그러나 문화재청이 지난달 12일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보유자 인정조사를 통해 안비취 유파의 김혜란, 이호연만을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로 인정 예고하면서 묵계월·이은주 유파 등에서는 “대를 이어 전승되던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의 맥이 끊길 위기에 놓이게 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문화재청이 ‘중요무형문화재 개인종목(음악분야) 전승활성화 학술연구용역 결과보고서’를 근거로 경기민요의 유파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과 관련, 해당 용역보고서가 묵계월·이은주의 전승계보를 바꿔 기재하거나 이은주의 스승 이름을 잘못 기재하는 등 오류가 많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경기민요를 전승해 온 안경태씨는 “심사내용, 심사위원 등이 비공개인 상태로 밀실에서 진행된 심사이기 때문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문화재청의 심사가 무효 처리될 때까지 규탄 집회 등을 열 것이며 나아가 투명한 심사가 이뤄지도록 제도 정비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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