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스무 살 맞은 툰베리

한 소녀가 외쳤다. “선진국들은 6~12년 이내 탄소배출을 완전 중단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중병에 걸린 지구를 결코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돌했던 이 여성의 당시 나이는 불과 15세였다. 그때부터 금요일마다 어른들에게 반항하는 의미로 등교를 거부했다. 이른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의 시작이었다. 그는 이를 매주 금요일마다 자신의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서양 청소년들에게 끼친 파장은 컸다. 2018년 6월이었다.

 

스웨덴 국적 기후활동가인 그레타 툰베리 얘기다. 그해 1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도 참가했다. 그리고 환경변화 대책에 미온적인 정치인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때의 신선한 충격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습니다.” 2019년 2월15일을 기점으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가 지구촌 125개국 2천여 도시에서 펼쳐졌다.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선 각국 정상들을 질타하기도 했다.

 

2019년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노벨 평화상 유력 후보 1순위로 꼽혔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설전을 벌었다. 2020년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무 1조 그루를 심어 배출된 탄소를 재흡수하자고 주장했지만 툰베리는 이 해결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반격했다.

 

그랬던 소녀가 올해 20세가 됐다. 그리고 고교를 졸업한다. 그러면서 마지막 학교 파업에 나섰다. 외신이 전하는 그의 일상은 늠름하다. 그는 “더 이상 학교 파업은 아니지만 매주 금요일 시위는 계속 이어 가겠다. 싸움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어른이 된 기후활동가의 당당한 환경운동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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