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1일, 김동연 후보가 공약을 발표했다. 수원시민과 성남시민이 솔깃했다. 페이스북에 직접 밝힌 내용이다. ‘수원 군공항·성남 서울공항 동시 이전, 경기국제공항 추진’. 그리고 선거 5일 전, 더 구체적인 약속이 나왔다. 서울공항 이전 부지 활용안이다. 글로벌스타트업시티(GSC)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42경기’ 스타트업 학교를 짓겠다고 했다.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도 했다. 무엇보다 성남시 고도제한 완화를 약속했다. 이른바 ‘성남시 3대 공약’이었다.
서울공항에 40년 짓눌린 숙원이다. 특히 구도심이 받는 피해가 크다. 재개발, 재건축이 다 제한받고 있다. 이걸 풀겠다는 약속이었다. 성남시민이 크게 환영했다. 김동연호(號)에 거는 최우선 기대였다. 지난해 12월 도의회에서도 당부가 있었다. 최만식 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2)이 이행을 촉구했다. ‘민선 8기 공약 391개 가운데 포함돼 있다.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그 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경기국제공항 조례안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주로 수원 군공항이다.
그 ‘서울 공항 이전 공약’이 위기에 놓인 것 같다. 사실상 백지화된 것 같다. 이전 부지 내 GSC 조성 등 관련 사업이 안 보인다. 알고 보니 지난 1월부터 사라졌다. 경기도가 정리한 295개 세부 공약이 있었다. 거기 빠졌다. 도 관계자가 연유를 설명했다. “임기 내 어렵다고 판단했다.” 납득이 안 간다. 도지사 임기 모르고 약속했나. 아니면 공항 이전이 4년 안에 가능하다고 봤던 건가.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해석을 내놨다. ‘예측, 판단에 실패한 전형적 공약이다.’
의지가 있기는 했을까. 혹시 처음부터 그냥 던져 본 것 아닌가. 대비되는 공약이 여러 개 있다. 그중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플러스’가 있다. A·B·C노선을 연장하는 공약이다. D·E·F노선은 신설한다는 공약이다. 도지사 임기로는 턱도 없다. 지금의 노선들도 민선 4기에 시작했다. 최대 15년 이상 걸렸다. 그렇다고 공약 파기 안 한다. 국회까지 올라가 포럼 연다. 국회의원, 교수 불러서 토론한다. 서울공항 공약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실천 의지다.
판교, 고등동(성남), 신촌동이 힘들다. 40년 넘게 소음에 시달렸다. 그 지역 주민을 실망시켰다. 성남시 구도심이 다 힘들다. 주변이 신도시로 크는 것을 40년간 구경만 했다. 그 지역 주민에게 안긴 헛된 기대였다. 성남지역 전체, 나아가 경기 남부 700만을 실망시킨 공항 공약 파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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