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소사3구역·고양 원당 구도심 등 정비 지연 낡은 주택·상가… 우범지대 전락·주민 안전 위협 “절차 간소화 등 주민들 실질적 혜택 줄 방안 중요”
경기도내 1기 신도시들이 노후화되면서 리모델링이나 재개발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일부 지역의 경우 개발이 늦어지면서 슬럼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표적인 곳이 부천 소사3구역이다. 이 구역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이주가 시작돼 7월 기준 92% 이주를 완료했으며 내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지만, 철거 전 약 1년여 동안 빈 주택으로 방치되면서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 이 구역은 대부분 빈집으로 대문에는 ‘출입금지·철거 대상 건물’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출입할 수 있어 진입을 막을 수 없는 실정이었다.
또한 구역 입구마다 안전담장을 치고 출입을 막을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담장이 없어 대낮은 물론 야간에도 출입이 자유로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일반적으로 1기 신도시와 인근 지역 등에 대한 재개발사업이 추진위 구성부터 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길게는 20여년 정도 소요돼 이처럼 슬럼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사3구역 인근 주민 김모씨(56)는 “재개발사업이 장기화면서 빈집들이 늘고 있는데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어 재개발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철거 전까지 빈집 관리 및 우범지대 전락을 막기 위해 조합과 경찰 등 여러모로 안전을 위한 대책을 세우려고 한다”며 “조합에 미리 구역 진입을 막을 수 있는 안전담장 설치 등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양특례시 청사가 위치한 원당 구도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곳은 1기 신도시인 일산과 거리를 두고 있는 가운데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이 지연되면서 지만 1978년 들어선 시청사와 함께 인근에 들어선 상가건물들이 낡고 도로와 인도는 좁은 데다 일부 주택들은 비어 있는 채 방치되는 등 슬럼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1기 신도시 정비 방향에 주민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담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 법체계로 1기 신도시 등 노후 계획도시를 정비하면 재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도시 전체가 슬럼화되거나, 동시다발적으로 재정비가 이뤄져 주변에 충격을 줄 수가 있다. 그래서 계획적이고 조화롭게 도시 재정비를 추진하자는 게 노후계획도시재정비특별법 취지”라고 조언했다.
이범현 성결대 도시디자인정보공학과 교수도 “그동안 정비사업의 기간이 길어져 일부 구역이 슬럼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기본적으로 도시정비 방향에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내용이 우선적으로 담겨야 한다”며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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