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불안감 해소·입시 전략 전폭 지원” 교육계 “변별력 문항 대비 전략 펼쳐야
“많이 혼란스럽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죠.”
수능 D-100일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태장고등학교 3학년 교실. 최고 기온이 36도를 웃도는 찜통더위 속에서도 학생들은 책상 위에 문제집과 교과서를 쌓아 둔 채 수능 준비에 열을 쏟고 있었다. 교실 곳곳에는 ‘수능 D-100’이라고 적힌 메모지가 붙어 있어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케 했다.
필기노트를 정리하던 태장고 안혜빈 학생은 “지금까지 수능만 바라보고 학창 시절을 보냈는데, 막바지에 변수가 생겨 긴장이 많이 된다”며 “남은 기간 동안 컨디션을 조절하고 잘 할 수 있는 교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영복여고 3학년 교실 복도에는 엄숙한 분위기가 흘렀다. 학생들은 몰려오는 잠을 이겨내기 위해 교실 뒤편에 있는 키높이 책상에서 졸린 눈을 비비면서 영어 단어 외우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영복여고 오서윤 학생은 “수능이 100일밖에 안남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 “이번 수능에 N수생 언니 오빠들이 역대급으로 많다고 들어서 걱정이 많이 된다”고 전했다.
조원고에 재학 중인 정현노 학생도 “수능 출제 기조가 바뀌어서 준비에 혼란을 느끼고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많다”며 “남은 기간 모의고사 등을 통해 수능 감각을 기를 계획”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으로 혼란에 빠진 수험생들이 막바지 수능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수능은 첨단분야 학과 신설·증원과 의대 쏠림 현상 등으로 N수생 응시 비율이 3분의 1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3 수험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 속에서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입시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응시자 49만1천700명 중 검정고시를 포함한 졸업생(N수생) 수는 16만7천500여명(34.1%)에 달한다. 수능 초창기였던 1995학년도(38.9%)와 1996학년도(37.3%)를 제외하면 역대급으로 N수생 비율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월 정부의 킬러 문항 배제 방침으로 입시 정책에서까지 큰 변수가 생기며 수험생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이에 학교 현장에서도 변화된 교육정책에 맞는 입시를 지원하면서 학생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태장고의 한 3학년 담임교사는 “갑작스런 정책 변화로 학생들의 걱정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학생들이 평소처럼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한편 입시 상담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 이후 수험생들이 새로운 출제기조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이를 대비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부가 수능을 얼마 남기지 않고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발표하면서 수험생들 사이에선 불안감과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킬러문항이 없어지면서 변별력을 위한 준고난이도 문항이 더 많이 구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와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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