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노력한 만큼 큰 상을 받아서 정말 행복합니다. 수원시향과 브람스의 음악을 함께 만들어갔던 과정을 잊을 수 없습니다.”
지난 12일 열린 제32회 성정음악콩쿠르 ‘위너 콘서트’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이는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 피아니스트 정지원(한국예술종합학교 4학년)이었다. 그는 브람스 특유의 고뇌와 외로움이 깃들어 있으면서도 젊음의 에너지를 내포한 피아노 협주곡 1번 라단조 작품 15를 폭발적이면서도 격정적인 터치로 연주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대상을 수상한 지 닷새가 지난 17일, 경기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여전히 수상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기쁨에 찬 목소리였다.
정지원은 “협주곡 1번은 브람스가 제 나이에 작곡한 곡이라 언젠가부터 음악 특유의 쓸쓸함, 혹은 웅장함에 매료되고 마음이 통하는 느낌이었다”며 “브람스 협주곡은 오케스트라가 너무 너무 중요한 곡인데, 이 곡을 수원시향과 함께 만들어나가고 또 적극적으로 잘 만들어주셔서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정지원은 부드럽고 영롱하면서도 강한 소리에 매력을 느껴 피아노를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수원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동경했던 ‘성정 대상’을 수상한 그는 다음 달 통영에서 열리는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12월에 열리는 독주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정지원은 “여느 피아니스트들보다 늦은 나이에 피아노를 시작했고, 음악 전공에 부담을 느끼셨던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기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했다”며 “조금씩이라도 계속 발전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성정문화재단은 이날 수원 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제32회 성정음악콩쿠르 위너 콘서트를 열고 성정대상, 수원음악상, 성정음악상, 연주상, 청중상 등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날 위너 콘서트엔 1천437명의 참가자 중 치열한 경쟁 끝에 성악,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등 6개 부문의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7명의 연주자가 수원시립교향악단과 협연을 하며 자신만의 색깔로 무대를 선보였다.
수원음악상에는 첼로 최아현(한국예술종합학교 2학년)이 드보르자크의 첼로협주곡 나단조 작품 104를 웅장하면서도 마음을 적시는 선율로 선보여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 성정음악상·연주상·청중상은 소프라노 최수지(프라이부룩 국립음악대학 성악과 석사 재학)가 유쾌하고 청아한 소리로 진규영 작곡의 밀양아리랑, 드뷔시의 꼭두각시, 니콜라이의 오페라 ‘윈저의 유쾌한 아낙네들’ 중 ‘이제 서둘러!’를 불러 수상했다.
김정자 성정문화재단 이사장은 “베토벤의 명언 ‘음악적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처럼 ‘음악은 단순히 천부적인 능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음악을 하는 모든 이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시간과 노력은 물론 어려움에 부딪쳐도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의지력으로 도전하며 성장하길 바란다. 그 자리에 성정문화재단이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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