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회 중인 ○○○씨를 찾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종종 온다. 실종된 치매 노인을 찾는 문자다. 문자는 효과가 있다. 2년2개월 동안 문자를 통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치매 환자가 702명이라고 한다.
한국의 치매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한 해 치매 실종 신고가 1만건이 넘는다. 지난 7년간 761명, 한 해 100명 넘는 치매 환자가 배회하다 각종 사고로 숨졌다.
치매 환자의 실종과 배회를 막기 위해선 공동체의 관심과 인식이 높아져야 한다. 지역공동체를 치매 친화적인 환경으로 만들면 자신이 살던 집과 마을에서 살 수 있다. 일본은 전국 5천500여곳에 소규모 다기능 치매 돌봄센터가 있다. 오무타시는 매년 치매 환자 실종 모의훈련을 실시, 가족이 실종 신고를 하기 전에 주민들이 배회하는 환자를 발견해 경찰에 인계한다.
일본에선 ‘치매 카페’도 유행이다. 치매 노인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카페로 일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도쿄 서부 센가와에 있는 카페 ‘오렌지데이 센가와’를 소개했다. 이곳에선 한 달에 한 번 치매 노인이 직원으로 일하는 ‘오렌지데이’를 운영한다. ‘느린 카페’로 변하는 이날은 고객들이 인내심과 아량을 발휘해야 한다. 고령의 직원들이 주문서를 잊어버리고 테이블에 메뉴를 잘못 전달하기 일쑤다. 주문한 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16분을 기다린 손님도 있다. 하지만 취지를 알기에 불평하지 않는다.
일본은 2006년 인구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금은 10명 중 3명이 65세 이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치매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일본 인구는 약 1억2천329만명으로, 국민 600만명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다. 2025년에는 73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2015년부터 ‘신오렌지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치매 환자와의 공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치매 환자가 요양원이나 병원에 갇혀 고립되지 않게 정신적·육체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 노원구에서 동네 카페와 손잡고 전국 최초로 ‘치매 카페’를 시도하고 있다. 일본 사례를 참고했다. 치매노인을 위한 다양하고 새로운 모델이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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