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원 출신 유튜버, 김용호의 극단 선택

기자 출신 유튜버 김용호씨(47)가 12일 숨졌다. 부산의 한 호텔에서 투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김씨는 최근 한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지난 2019년 7월 부산의 한 식당에서 발생했던 일이다. 김씨는 가벼운 스킨십만 있었을 뿐 강제성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김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 및 성폭력치료 강의 프로그램 수강도 부과했다. 재판이 11일이었고, 극단적인 선택은 다음 날 이뤄졌다.

 

김씨는 방송 연예계를 대표하는 유튜버다. 유튜브 채널 ‘연예부장 김용호’를 운영했다. ‘가로세로연구소’에도 출연해 인기를 모았다. 최근에는 강용석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 ‘KNL’에도 출연했다. 수원의 명문 사립 고등학교 출신이다. 지난 8월 부친상을 당해 동문들이 찾기도 했다. 유가족인 초등학생 딸을 얘기하는 지역민도 있다. 그를 잘 아는 동문 선배는 그를 이렇게 추억했다. “나쁜 사람이 아니었고 여린 친구였다. 죗값을 치르고 열심히 살면 됐는데.”

 

유튜브는 완벽히 자리잡은 매체 방식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 폭로·폭력·선정성이 극단화로 흐르고 있다. 자연스레 그에 따른 리스크도 높아졌다. 적극적 반박과 민·형사 소송에 상시로 노출돼 있다. 김씨의 죽음에도 이런 정황들이 발견된다. 이근 대위, 조국과 딸 조민, 가수 김건모의 전 부인, 한예슬·박수홍·홍가혜 명예훼손, 이재명 관련, 일부 연예인에 대한 공동 공갈 등 7건의 법적공방을 계속 벌여 왔다. 성추행 논란은 그 일부일 뿐이다.

 

김씨가 극단 선택을 한 같은 날, 동료 유튜버 강용석씨도 수원지법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다. 지방선거 당시 회계 처리 관련이다. 자신과 가족, 친족이 설립한 회사로 선거비용을 빼돌렸다는 등의 혐의다. 이 문제도 사실은 유튜브 여파다. 모금, 홍보, 집행 등과 관련된 모든 행위 중심에 ‘가로세로연구소’가 있었다. 함께 출연한 김모씨도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유튜버 동료 3명에게 한꺼번에 닥친 죽음 또는 불행이다.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이 우리 사회에 갖는 비중은 불가역적이다. 그 비중이나 점유율은 갈수록 커진다. 그런 만큼 스스로 감당해 나갈 위험성도 커졌다. 민사송사를 통한 몰락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형사소송을 통한 파멸로 끝나기도 한다. 가장 비참한 형태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머지않아 심각한 사회 문제로 전면에 등장할 우려가 다분하다. 그 우려되는 극단의 모습이 수원에서, 수원 사람에 의해 목도된 셈이다. 모두에게 안쓰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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