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은 충효·애민사상을 기본적으로 갖춘 성군이었습니다. 그 정신을 보다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선의 발전과 부흥을 이끈 정조선황제(正祖宣皇帝) 탄신 271주기를 기념하는 제향(祭享)이 지난 28일 오전 11시 수원특례시 팔달구 행궁동 화령전(華寧殿)에서 성황리에 거행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주최하고,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수원시분원 화령전봉향회가 주관하는 이번 탄신제향에는 각 기관·단체 관계자들을 비롯해 시민, 관광객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탄신제향은 전향례(傳香禮)와 제관취위(祭官就位)를 시작으로 첫 잔을 올리는 초헌례(初獻禮), 향을 세 번 집어서 불을 사르는 삼상향(三上香)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축문 낭독과 아헌례(亞獻禮), 종헌례(終獻禮) 등으로 마무리됐다. 초헌관은 이기택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전 회장, 아헌관은 김유학 청풍김씨 대종회 회장, 종헌관은 엄익수 정조대왕 동상 이전 범시민추진위원회 위원장이 맡았다.
조선 제22대 국왕 정조는 1752년 9월22일(음력) 탄생했다. 이를 양력으로 환산하면 10월28일이다. 조선의 역대 국왕 가운데 어진을 모신 전각에서 탄신제향을 지낸 국왕은 정조가 유일하다. 역사적으로 수원유수가 헌관이 돼 정조 탄신일과 납일(동지로부터 세 번째 미일·未日·12월 초) 화령전에서 제향을 올렸다.
화령전은 정조의 어진(御眞·왕의 초상화)을 모신 영전(靈殿·죽은 이의 혼령을 임시로 모신 사당)으로 1801년 화성행궁 인근에 건립됐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08년 9월20일 정조의 어진이 덕수궁 선원전으로 옮겨지면서 화령전은 존재 이유를 상실했고 기존에 진행되던 각종 제향도 중지됐다.
이경용 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수원시분원 화령전봉향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을 내 먼 길 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덕분에 정조대왕 탄신 271주기 제향을 잘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엄익수 위원장은 “현재 수원화성은 건축적인 의미에서는 가치가 충분히 인정되고 있지만 정신문화적인 측면에서는 그 위대함을 접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특히 수원이 과거와 달리 ‘효원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많이 쇠퇴되고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조대왕 탄신제향은 정조의 역사적 의미를 우리가 한 번 재평가해보고, 나아가 수원의 미래 문화적인 가치 창출과 교육의 정체성 정립 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시간”이라며 “앞으로는 보다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갖게끔 홍보해 수원이 정말 효원의 도시로 재탄생하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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