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은행은 돈 잔치 말고 서민금융지원 확대해야

은행들이 막대한 이자 이익을 얻으면서 돈 잔치를 벌이고 있지만, 반대로 서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은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이에 대한 비판이 크다.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죽도록 일해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일 열린 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도 윤 대통령은 “한국의 은행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또한 3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서도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끊임없이 대출금리와 인건비로 생사기로에 있다”고 말씀했다.

 

5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이자 이익은 30조9천3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28조8천52억원보다 7.4% 늘어났다. 막대한 이자 이익을 얻은 은행들은 임직원들을 위한 돈 잔치에 사용했다. 지난해 5대 은행 임직원의 평균 연봉이 1억 원을 넘고, 희망퇴직자에겐 위로금 명목으로 1인당 3억5천만원을 지급했다. 또한 2천여 명의 은행원이 기본 퇴직금 외에 별도의 희망퇴직금을 받고 은행을 떠났다고 한다.

 

한편 서민과 소상공인들은 고금리의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10곳 중 4곳에 이르는가 하면, 기업의 부채비율은 122.3%로, 2015년의 128.4%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의 가계대출 부담 탓에 생계유지가 곤란한 서민이 무려 300만여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지난 9월 대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책까지 종료됐으니, 민생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들은 이제 서민과 소상공인 대출 이자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3일 하나은행은 소상공인에 대한 1천억원 규모 금융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다른 은행들도 하나은행 같이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벼랑 끝에 몰린 중소기업, 소상공인, 서민들을 위한 금융지원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대출이자 탕감은 물론 원금 납부 유예와 같은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

 

은행은 금융 위기가 발생하면 국민 세금과 마찬가지인 공적자금으로 지원을 받고 있음에도 막상 많은 이익이 나면 은행원들 돈 잔치에 사용하는 잘못된 관행은 바꿔야 된다. 이번 비판을 계기로 은행은 서민·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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