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같이 시작했던 일이 어느덧 다섯 해가 됐다.
중학교 동기 몇몇이서 시작했던 장학모임, 73년생인 덕정중학교 34기 동기회(회장 김영광·황금부동산 대표) 장학모임이 그들이다.
이들은 매달 술값, 밥값 대신 1만원 혹은 2만원씩 정성껏 모아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들이 장학회를 결성하게 된 계기는 정말 단순했다.
2019년 총동문회가 운동회를 마치고 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한 번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동창회 뒤풀이로 쓰려던 60만원을 34회 동기회 이름으로 총동문회를 통해 학교에 전달했다.
동기 회장인 김영광씨, 원유택씨(유래봉침 대표), 박연호씨(시재건설 수석) 등 4~5명으로 시작한 모임이 어느덧 40여명으로 늘었다.
김영광 회장은 “우리는 장학금을 받아본 적은 없지만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줘 보니 너무 좋았다”며 “우리는 죽기 전까지 계속 만날 것이니까 거창한 것 떠나 술 먹느니 돈을 모아 장학금으로 전달하자고 의견을 모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해 60만원을 시작으로 2020년 200만원, 지난해는 300만원을 전달했다. 오는 17일에는 코로나19 이후 다시 학교에서 장학금 수여식을 갖고 지난해 두 배인 600만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들에겐 철칙이 하나 있다.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1년간 모은 돈을 전부 장학금으로 전달하고 통장을 비운 뒤 다시 채워나간다.
모두가 몸도 마음도 건강해 80세까지 하고 싶은 욕심인데, 친구들이 그때까지 건강하게 모임을 이어가는게 작은 바람이다.
박연호 회원은 “우리의 인연은 계속 이어질 겁니다. 저희들이 좋아서 자발적으로 하는 거니까요. 게다가 우리들의 도움을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서 잘 성장하고 있으니 그것 또한 삶의 즐거움이고 행복입니다”라며 미소 짓는다.
원유택 회원은 “장학사업을 해보니 이맘때가 되면 생각난다”며 “장학금을 받는 후배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는 것이 즐겁고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장학금을 받은 후배들이 30년 흘러 우리가 시작했던 나이(40세)쯤 됐을 때 친구들과 만나고 있다면 어느날 문득 ‘그때 얼굴도 모르던 아저씨들이 장학금을 주고 갔는데 우리도 한 번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선순환이 이어졌으면 한다”며 작은 바람을 내비쳤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