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돌싱에 사로잡힌 미디어… ‘건강한 가족’ 콘텐츠 없다

“가족 친화적 콘텐츠로 청년 결혼·출산 결정 도와야”

이미지투데이

 

최근 ‘이혼’, ‘돌싱’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지상파 방송, 케이블 채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혼 등의 소재가 자극적으로 비칠 가능성을 지적하며 ‘건강한 가족’을 위한 콘텐츠 역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21일 방송가에 따르면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MBN ‘돌싱글즈4’, ENA·SBS Plus ‘나는 SOLO <나는 솔로>(돌싱 특집)’ 등 결혼 가정의 위기, 이혼한 이들의 연애를 다룬 프로그램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의 경우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이혼 위기에 놓인 가정에 솔루션을 찾아주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목적이 있지만, 이혼 고민 등을 다루다 자칫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로 방송이 꾸며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혼을 금기시하던 사회 인식이 바뀐 탓”이라면서도 “이혼을 재미의 요소로만 바라보기 보단 이혼 위기의 부부가 다시 위기를 겪지 않도록 하는 긍정적 미디어와 정책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의 ‘경기도 가족정책 기본계획 수립 연구(2021)’를 보면 결혼에 대한 경기도민의 긍정적 견해는 2010년 63%에서 2020년 49%로 감소해 전국 평균(2020년 51%)보다 낮은 데 비해, 이혼에 대한 긍정적 견해는 2010년 9%에서 2020년 17%로 증가, 부정 견해는 54%에서 29%로 감소했다.

 

특히 전국 이혼 건수에서 경기도의 이혼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25.6%에서 지난해 26.6%로 증가 추세다.

 

이에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에선 가족·양육 친화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남성의 육아인식을 개선하는 ‘경기도 아빠하이! 사업’, 맞벌이·한부모 등 가족형태에 따라 맞춤형 부모 교육을 하는 ‘경기아이사랑 부모학교 사업’ 등을 하고 있다.

 

또 ‘경기도 가족 다양성 지원사업’, ‘가족·양육 분야 유관기관 네트워크 사업’ 등으로 가족 구성원에 따른 역할 수행 교육을 추진해 양육친화적인 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여전히 가족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가족 친화적인 미디어 제공은 부족한 상태다. 특히 이혼 위기의 가정이 도움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프로그램도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많은 가정이 이혼을 안 하고 건강하게 아이를 잘 키우도록 도우려면 전문 인력이 교육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며 “또 가족 친화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결정하도록 돕고 위기 가족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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