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가늠하기 어려 9천400KM라는 물리적 거리감. 그 거리만큼 문화와 사고도 다르지만 '한국'이라는 뿌리를 입은 문화예술은 이 경계를 쉽게 허물었다.
장혜홍 복합문화공간 행궁재 관장은 이 뿌리는 우리 전통색을 들고 지난 4월 수원특례시 자매도시인 프랑스 뚜루시를 방문했다.
수원시국제교류센터의 ‘2023 민간단체 국제교류 지원사업’ 공모를 통해 방문한 장 관장은 그 곳의 1세대 입양 동포와 한글학교 교사들을 만나 한국 전통색, 오방색을 강의하고, 천청색 물을 들이는 방법을 알려줬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엔 이를 재연하기 위한 재료도 지속적으로 보냈다.
천청색은 옅은 쪽빛에 강색보다 짙은 검은 적색을 입힌 색이다. 혜경궁 홍씨가 회갑연에서 천청색으로 적의를 만들어 입은 것으로 기록에 나와 수원을 상징하는 색깔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들의 방문으로 프랑스 내 입양동포들은 한국의 문화와 뿌리를 경험하는 기회를 얻었다. 프랑스 내 17곳의 한글학교 교사들은 자신들이 배운 한국과 수원의 문화를 프랑스 클레르 몽페랑 한글학교 아이들에게 전했다.
이러한 내용을 오롯이 담은 ‘2023 수원 - 프랑스 문화 프로젝트’가 복합문화공간 행궁재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17일 개막해 오는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클레르 몽페랑 청소년 캠프에서 수원의 천청색 스카프 염색을 진행한 아이들의 작품, 프랑스 북동부 오드프랑스 레지옹의 노르 주에 위치한 대도시 릴의 섬유 문화, 프랑스와 수원이 함께한 문화 프로젝트 등을 전시와 영상으로 표현한 보고전이다.
전시에 걸린 프랑스에 있는 아이들이 쓴 글은 한 자 한 자 정성이 엿보인다. “수원 너무 감사합니다.”, “수원에 가고 싶어요” 등 자신들이 한국과 수원의 문화를 체험하고 배우며 느낀 점을 스케치북에 빼곡히 글자와 그림 등으로 담았다.
또 수원 시민들에게 프랑스 문화를 소개 하고자 프랑스 코너도 마련됐다. 1937년 파리국제박람회 조감도가 실린 일러스트레이션 책자 등 인상파 시절의 파리 사진도 내걸려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있다.
장혜홍 관장은 “색은 모든 것의 뿌리라 생각해 색을 주제로 강연을 하며 물들이는 법을 알렸고, 현재 한복을 5개 도시에 후원하고 있다”며 “앞으로 수원와 프랑스의 문화 교류가 활발 해질수 있도록 행궁재가 노력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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