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슈링크노믹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기자페이지

슈링크노믹스는 ‘슈링크’(shrink·줄어들다)와 ‘이코노믹스’(economics·경제)의 합성어로 축소경제를 뜻한다. 인구 감소에 따라 경제 ‘허리’인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면서 생산·소비·산업·노동을 비롯한 경제 전반이 활력을 잃는 현상을 말한다.

 

축소경제에서는 인구 감소가 지역경제 붕괴로, 이후 거주민 이탈과 인구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20년 3월 일본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 문제가 가져올 경제적 파장에 대해 ‘슈링코노믹스’를 언급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한국도 슈링코노믹스의 위험에 처해 있다.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9명·2020년 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발표된 올해 3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1년 전보다 0.1명 줄었다.

 

청년(19~34세)인구는 30년 뒤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청년세대 인구는 1천21만3천명으로 총인구(5천13만 3천명)의 20.4%를 차지했다. 하지만 2050년에 이르면 521만3천명으로 반 토막 나고 총인구 비중도 11%로 쪼그라들 것이라 한다.

 

청년세대는 우리 미래를 이끌어 갈 주역이다. 저출산과 청년인구의 급속한 감소는 한국 경제와 미래를 위태롭게 한다. 산업구조가 이미 변화되고 있다. 분유회사가 타격을 받고, 학습지·참고서 시장이 쪼그라들었다. 문 닫는 유치원과 학교도 늘고 있다. 어린이는 줄고 어르신은 늘어나면서 유치원은 노치원으로, 예식장은 노인요양시설로 바뀌고 있다.

 

한국의 인구 감소는 외국에서도 관심이 크다. 뉴욕타임스의 로스 다우서트는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칼럼에서 “한국의 인구 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 감소를 능가하는 것”이라며 “인구 감소 문제에 있어 사례 연구 대상국”이라고 했다.

 

한국의 급속한 인구 감소는 인구 붕괴로까지 비유된다. 인구 감소는 슈링크노믹스를 부르게 된다. 출산율 올리기 노력과 함께 축소경제 대비책도 세워야 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