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 기부를 꿈만 꾸는 것이 아니라 실현할 겁니다.”
어릴 적부터 교과서와 책을 볼 시간에 아이스께끼와 뱃지를 팔던 한 어린 전사가 있었다. 살기 위해 집 밖을 나간 그 어린 아이는 커서 1천억원 기부를 꿈꾸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그는 꿈만 꾸는 것이 아닌 이를 실현하려고 현재도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 어린 전사는 바로 김재문 ㈜대한개발 회장(62)이다.
김 회장은 남양주시에서 화전민의 아들로 태어나 마구간을 전전하며 늘 배고픔 속에 살았다. 산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면서 열매를 따 먹으며 허기진 배를 달랬다. 물로만 배로 채웠던 일도 빈번했다. 농사 품앗이 일을 하는 아버지와 식모 일을 하던 어머니가 돌아오면서 먹거리를 가져오시면 누구보다 행복하고 맛있게 밥을 먹었다.
김 회장이 학교를 등 돌리고 삶의 전쟁터에 발을 들인 건 중학교 때다. 어느날 김 회장은 명성황후릉으로 소풍을 갔다. 설레는 마음과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을 허리에 꿰차고 친구들과 함께 보물찾기 등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그는 너무 배고픈 나머지 도시락 보자기를 확 잡아당겨 놋그릇 도시락이 굴러 떨어졌다. 돌덩이 같이 딱딱해진 밥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흙과 잔디로 마치 농구공처럼 변한 밥을 김 회장은 손으로 탈탈 털어 입으로 가져갔다. 이 모습을 본 친구들은 깔깔거리며 “재문아, 그걸 어떻게 먹냐”며 웃으며 놀렸다. 그는 너무 창피한 나머지 학교를 그만뒀다.
그는 어려운 집안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루 수십번 천마산을 등산하며 아이스께끼와 뱃지를 팔았다. 신문지를 접어 만든 봉지에 산딸기, 앵두 등 과일을 담아 먹으며 끼니를 때웠다. 이렇게 생존에 밀려 돈을 벌어 집으로 가져갔다.
이 때 그는 깨달았다고 한다. 살려면 배워야 한다는 것을. 그는 천마산 안에 있는 사찰에서 한문 공부를 무려 7년 동안 했다고 한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검정고시를 따고, 항상 공부하며 소 장사, 운반업 등 일을 했다. 이후 독학으로 건축업 면허를 취득해 전원주택을 지으며 사업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
그렇게 큰 돈을 번 그는 혼자 힘으로 자수성가를 이뤘다.
김 회장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년 김장, 곡식 등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눔을 하고 있다. 그는 배고픔을 알고 가난을 알기 때문에 자신이 번 돈을 늘 나누고 베풀고 있다. 스케일도 다르다. 몇십 가구가 아닌 몇백 가구에 매년 이처럼 나눔을 하고 있다.
매년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고, 남양주시에도 1억원을 기부하며 아너소사이어티 15호 회원으로 등록된 김 회장은 최근 책을 출간했다. 제목은 ‘그 아이는 기부천사가 되었다’로 돈을 많이 벌어서 으스대는 이야기가 아닌 한 어린 전사가 삶의 전쟁터에서 겪은 아픔과 생존력이 어떻게 지금의 김 회장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가 있다. 김 회장은 이 책으로 벌어들인 수익금 전부를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할 예정이다. 여담으로 그는 지인들에게 책을 홍보해달라며 부탁하고 있다고 한다. 책을 많이 팔면 팔수록 기부자가 늘어나고 도움의 손길이 닿는 곳이 더욱 확대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배고프고 힘들게 자란 만큼 여전히 배고프고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알기에 남은 삶은 그들을 돕는 데 사용하고 싶다”며 “1천억원 기부의 꿈은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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