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희 시흥시 연성동 자원봉사지원단장, ‘명절 꾸러미’ 처음 제안한 아이디어 뱅크

“TV, SNS 조금 줄이고 마을로 나가 이웃 살피는 게 봉사의 시작”

유경희 시흥시 연성동 자원봉사지원단장. 김형수기자.
유경희 시흥시 연성동 자원봉사지원단장. 김형수기자.

 

일과 삶 그리고 봉사까지 세 박자의 균형을 찾으며 의미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시흥시 연성동 자원봉사지원단의 유경희 단장(55).

 

유 단장은 자신이 사는 연성동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 15년째 사랑과 정성을 쏟고 있다.

 

유 단장은 15년 전, 고등학교에 입학한 자녀와 요양원에서 진행된 가족봉사단 활동에 동행하며 봉사의 참맛을 알게 됐고 자녀와의 돈독한 관계도 덤으로 얻었다.

 

유 단장은 “아이와 함께 봉사에 참여한 소중한 시간으로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었고, 함께 밝은 사회를 조성해 간다는 생각에 뿌듯했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을 하면 할수록,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섬세히 살피고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그는 봉사계의 ‘아이디어 뱅크’로 소문이 났다.

 

명절이면 각 봉사단체에서 만드는 ‘명절 꾸러미’가 바로 그가 처음 제안한 아이디어다.

 

유 단장은 “명절이면 으레 떡이나 전 등 명절 음식을 전하는 게 관례였지만 특별한 날인 만큼 종합선물 세트로 만들어 드리는 건 어떨까 싶었다”며 “어릴 때 특별한 날 부모님께 과자 종합선물 세트를 받고 매우 기뻐했던 순간처럼 말이다”라고 말했다.

 

떡을 포함해 과일과 라면, 김, 생필품까지 골고루 완성한 꾸러미는 어르신들에게 말 그대로 종합선물 세트가 돼 기쁨이 몇 배로 늘었다.

 

유 단장은 어르신이 즐거워할 ‘추억 사진 찍기’ 프로젝트도 제안했다. 어르신들이 노인정에서의 무료한 시간을 달랠 수 있도록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 일상에 활력을 주자는 의도로 기획했다.

 

촬영 당일에는 대여한 교복과 직접 만든 화관으로 특별함을 선사해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순간을 담아 액자로 만들어 선물했다. 여름에는 수박화채를, 겨울에는 유 단장과 단원들이 직접 뜨개질한 목도리를 살포시 얹어드려 즐거움을 더했다.

 

그는 “돈이나 물건을 후원하는 기부 봉사가 아니라도 노인정이나 요양원을 찾아 어르신 손 한번 잡아드리고 함께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도 꾸준한 봉사로 따뜻한 에너지를 채워간다는 유 단장은 만사 제쳐두고 하는 봉사보다 틈틈이 꾸준히 하는 봉사가 지치지 않고 오래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의미 없는 TV 시청이나 SNS를 하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마을로 나가 이웃을 살피는 게 봉사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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