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 보건분야 예산 ‘쥐꼬리’… 의료사각 ‘생명 위협’ [집중취재]

약국, 육지와 다리 연결 영흥면 등 4곳 병·의원 3곳에 불과
섬 고령화 응급실 이용자 인천서 4위
중증 외상환자도 10만명 당 157.3명
보건지소 등 공공의료 대응력↑ 절실

인천 서해 5도 등 섬지역을 오가는 병원선. 경기일보DB
인천 서해 5도 등 섬지역을 오가는 병원선. 경기일보DB

 

인천 옹진군의 응급의료체계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지역의 일상 의료 업무를 담당하는 보건분야 예산도 턱 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역 안팎에서는 열악한 의료 환경 등으로 응급환자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만큼 일상 의료 업무 분야 예산 증액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옹진군에 따르면 섬 지역마다 8개 보건지소와 11개 보건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약국은 육지와 교량으로 연결한 영흥면과 백령면 등 4곳이 있다. 의료기관은 인천의료원 백령병원 1곳과 개인의원 1곳, 치과의원 1곳으로 3곳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지만 섬 지역의 고령화 등으로 인해 의료취약계층 비율은 인천 내륙보다 높다. 인구 1천명 당 응급실 이용자 수는 151.8명으로 중구·강화·서구에 이어 4번째로 높다. 중증 외상환자의 수 역시 인구 10만명 당 157.3명으로 인천 내륙의 122.4명보다 34.9명 많다.

 

그러나 수요 대비 의료 시설 공급 등의 예산은 전체 예산의 3%에 불과, 전문의 부재 등의 의료환경 열악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 옹진군의 지난 2022년 총 예산 3천871억5천800만원 중 보건 분야 예산은 고작 104억5천300만원으로 3% 수준이다.

 

더구나 옹진 지역의 2차 의료기관인 백령병원에는 필수 5대 의료 중 내과·외과·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어 의료진 부족 문제도 심각하다.

 

군 역시 의료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의료 인력이 부족하면서 응급환자는 물론이고 일상적인 의료 대응체계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양혁준 길병원 응급의료센터장은 “일상적인 섬 의료 체계를 강화할 방안이 필요하다”며 “백령병원을 비롯해 보건지소 등 공공의료기관의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한 원격 진료 서비스 확대 등의 방법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인천의료원의 내과, 산부인과 전문의 등이 백령병원에서 순환근무 할 수 있도록 인천시에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백령병원 전문의 채용을 위한 인건비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등 섬 지역 의료 체계 강화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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