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상실의 시대를 딛고 일어선 RCY

전원균 전 대한적십자사 서부적십자혈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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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92개국이 함께하는 세계적십자운동이 161주년을 맞았다. 그 중에서 대한적십자사의 청소년적십자JRC(Junior Red Cross)이자 지금의 RCY(Red Cross Youth)는 창립71년을 맞아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평화의 소중함과 나눔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뜻깊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RCY는 일제의 침략과 6·25전쟁을 겪으며 UN에 절박한 원조를 받던 그 절망의 시대에 고(故)이범석 미국 적십자사 극동지역 연락관(전 외무부장관)의 제안으로 탄생했다.

 

RCY 단원은 1953년 봄 임시수도인 부산에서 황폐해진 국토를 복원하기 위해 1만 그루 나무 심기를 시작으로 국토 나무심기에 앞장서 왔다. 또 스승의 은혜를 기리기 위한 ‘스승의 날’을 제정했다. 자연과 생명, 사랑과 감사와 나눔의 소중함을 이어오면서 적십자 인도주의 봉사정신을 배우고 실천을 통해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해 오고 있다.

 

청소년적십자는 미래의 주인으로 사회적 활력을 창출하고 지구촌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청소년의 잠재력과 역동성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들이 타인에 대한 이해와 사랑, 배려와 나눔을 익히고 몸소 경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건강하고 조화로운 사회인으로 성찰하는 데 밑거름이 되고 있다.

 

지구촌에 존재하는 빈곤과 불평등 그리고 재난재해로 인한 인간의 고통을 경감시켜 나가고자 하는 국제적십자운동에 우리 청소년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절박한 교육정책에 인성교육을 위한 교외활동 등이 외면당하고 있어 청소년 활동은 위기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답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세계 최악의 저출산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저출산은 지역소멸, 국가소멸 위기와 함께 세대 간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따라서 이러한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정책과 청소년들이 타인,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초등학교 ‘어린이적십자단’, 중·고등학교 ‘청소년적십자단’, 대학에 ‘대학적십자회’ 등 전국10만5천589명의 청소년적십자 단원과 5천287명의 지도교사가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인도주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RCY단원들이 전 세계 곳곳에 따뜻한 지구촌을 만들어 가고 우리나라 청소년 문화에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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