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시행… 현장 혼란 불가피 기간제 교사·전담조사관 인원 미달 교원, 업무 전가 가능성 ‘부담백배’ 도교육청 “상시 채용해 부담 경감”
#1. 경기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여·29)는 개학을 앞두고 걱정만 늘고 있다고 털어놨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게 됐는데, 학교 측에서 ‘늘봄 교사를 구하지 못했으니 3월 첫주에만 아이들을 맡아달라’고 얘기했기 때문. A씨는 “말이 일주일이지 언제 채용될 지 알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게다가 늘봄 교사가 구해지면 교실을 돌봄 공간으로 쓴다고 비워달라고 했다. 업무는 어디서 보란 것이냐”라고 격분했다.
#2. 지난해 학교 폭력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았던 중학교 교사 B씨(37). 올해부터 학교폭력전담조사관이 투입된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감이 들었지만, 개학을 앞두고 학교폭력 교사 연수를 받으면서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B씨는 “조사관과 학생들이 만나는 일정을 교사가 조율해줘야 한다고 들었다”며 “또 조사관이 학생을 조사할 때 담당교사가 동석해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게 무슨 업무 경감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지역 학교들의 개학 시기가 다가오면서 새학기를 준비하는 교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학교 현장에서 많은 것들이 바뀌기 때문인데, 교사들은 이로 인한 업무 가중을 우려하고 있다.
3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올해 새학기에는 경기지역 학교 현장에 많은 변화가 예고돼 있다. 도내 975개교의 초등학교에선 늘봄학교가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각 교육지원청 등에는 학교폭력 사안을 조사할 학교폭력전담조사관이 투입된다.
그러나 당장 시작을 앞두고도 늘봄학교를 운영할 기간제 교사와 학교폭력전담조사관 등은 당초 도교육청의 예상 만큼 채용이 되지 않은 상태다. 늘봄학교 기간제 교사는 975개교 중 약 70개교에서 아직까지 채용되지 않았고, 학교폭력전담조사관도 필요예상 인원(700여명)의 70%가량만 모집된 상황이다.
이 같은 공백으로 인한 업무 부담은 온전히 현장에 남은 교사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학교폭력 조사의 경우 교원이 완전히 업무에서 배제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실제로 서울·대구·인천·광주·울산·경북·전북·충북 등 8개 시도교육청의 경우 학교폭력 사안 조사시 ‘교사 동석 방침’을 명시해둔 상태다.
이에 대해 주훈지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새학기부터 변화되는 정책들로 인해 학교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학교폭력전담조사관제와 늘봄 운영은 학교 교원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늘봄학교 기간제 교사와 학교폭력전담조사관은 상시적으로 채용해 공백을 채워나갈 예정”이라며 “학교 현장의 부담을 경감하고 새로운 제도들이 현장에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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