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향이 물씬”…제14회 명자꽃잔치 21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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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망울을 피운 명자꽃의 모습. 윤원규기자

 

어른 손 한뼘 크기도 채 되지 않는 조그마한 화분에 작고 앙증맞은 나무가 놓여있다. 오롯이 빨강, 때로는 노랑과 다홍, 하양의 단일한 색으로 피어난 꽃이 있는가 하면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 빛으로 가장자리가 물들어 있는 꽃잎도 있다.

 

작은 화분 안에 놓인 바위와 바위를 온 몸으로 감싸 안으며 꽃잎을 피워내는 분재는 마치 거친 파도가 휘몰아치는 절벽 위에 피어난 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온 몸으로 뿜어내고 있었다. 손바닥만한 크기부터 한 아름의 거대한 높이까지 다양한 형태로 시선을 끄는 작품들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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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용인시 기흥구 명자분재사랑곳에서 '제14회 명자꽃잔치'가 개막하는 가운데 전시를 앞두고 직원 등이 준비에 한창인 모습이다. 윤원규기자

 

이른 봄을 수 놓는 ‘봄의 전령’ 명자꽃을 마음껏 향유하고 분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

 

21일 오전 11시30분 용인시 기흥구의 구성역 인근 명자분재사랑곳에서 ‘제14회 명자꽃잔치’ 개막식이 열린다.

 

조숙과 겸손, 열정이란 꽃말을 가진 명자나무는 애기씨꽃나무 또는 아가씨나무라고도 불린다. 장미과에 속해 3~5월에는 꽃을, 9월에는 열매를 피워내는 명나자무는 성질이 강건해 추위에 강하고 가지치기와 분갈이도 잘 견뎌 오래 전부터 정원수나 분재로 사랑 받아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홀꽃부터 겹꽃 등 다양한 품종을 자랑하는 명자꽃 80여종, 500점의 다양한 분재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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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명자분재와 명자꽃의 전문가로 활동해 온 심근도, 최경혜 명자분재사랑곳 대표. 윤원규기자

 

부인 최경혜씨와 함께 행사를 이끌고 있는 심근도 명자분재사랑곳 대표는 50여 년 전부터 소나무, 모과나무 등 분재를 길러온 국내 손꼽히는 분재 전문가다. 이들 부부는 지난 30년 전부터 명자의 매력에 푹 빠졌다. 용인에서만 2,970㎡가량의 온실에서 분재에 관해 이제 막 취미를 시작하는 이부터 전문가까지 즐길 수 있는 전시회와 강의, 현장체험이 열리는 명자분재사랑곳을 이끌고 있다.

 

조그마한 화분 속 피어난 생명력의 분재에는 기르는 이의 미적 감각과 개성이 담겨 있는 원예예술이다.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작은 생명체가 온 실내에 생기와 활기를 불어넣으며 자연을 느끼게 한다.

 

심근도, 최경혜 부부의 작품 발표회로 지난 2007년 ‘제 1회 명자 분재 전시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행사는 어느덧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로 커가며 분재와 명자꽃에 대한 저변을 확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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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용인시 기흥구 명자분재사랑곳에서 '제14회 명자꽃잔치'가 개막하는 가운데 전시를 앞두고 직원들이 준비에 한창인 모습이다. 윤원규기자

 

부인 최 씨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명자꽃을 혼자 보기 아까워 전시를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명자 전시’를 한다고 하니 어떤 사람은 아주머니 이름이 ‘명자’냐고 할 정도로 명자가 꽃이란 걸 모르는 이도 있었다”고 전했다.

 

13회를 맞이한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다양한 크기의 명자분재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특별함도 있다.

 

심 대표는 “옛날에는 작은 소품 분재 위주로 전시했는데 이번에는 정원용의 커다란 크기도 있다. 과거에는 전시만 했다면 이번에는 판매까지 가능하니 많이 즐겨 달라”며 “앞으로도 명자와 국내 분재문화가 활성화되고 대중화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이어지며 관람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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