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I-패스’ 比 활용성·절약 효과↓ 관계자 “도입·평가 후 안정화 예정”
인천시민들이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를 연계한 광역버스 전용 교통카드인 인천형 ‘광역 I-패스’를 외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국에서 사용이 가능한 ‘인천 I-패스’보다 활용 범위가 좁은 데다, 교통비 절약 효과도 미비하기 때문이다.
23일 인천시에 따르면 오는 5월부터 인천 I-패스를, 8월께부터 광역 I-패스를 각각 도입할 예정이다. 인천 I-패스는 사용액의 20% 캐시백을 지원하고, 광역 I-패스는 1개월 8만원 정기권으로 인천에서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를 이용할 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도입 전부터 광역 I-패스의 실효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광역 I-패스는 광역버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인천 I-패스는 광역버스는 물론 전국 지하철·시내버스 등 모든 대중교통에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광역 I-패스는 시민들의 교통비 절약 효과도 낮다. 광역버스의 일반 성인 요금인 3천원으로 계산하면 편도 26번 이용할 때까지 인천 I-패스는 1만5천원 이상의 캐시백이 쌓이지만, 광역 I-패스는 되레 2천원 손해다. 또 인천 I-패스를 이용하는 청년 및 저소득층은 캐시백 비율이 30~53%이어서 최대 4만원 이상의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광역버스 이용 이후 인천에서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로 환승할 경우엔 광역 I-패스보다 인천 I-패스의 혜택이 클 수밖에 없다.
인천시도 광역 I-패스의 이용률이 낮을 것으로 보고, 관련 예산을 3억원만 반영했다. 인천 I-패스 예산은 180억여원이다.
이 때문에 지역 안팎에선 인천시가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 정책에 참여하는 모양새만 냈을 뿐, 시민들에게 큰 혜택을 주지 못하는 정책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진유 경기대학교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인천시민들은 대부분 광역버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하철, 시내버스 등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을 환승·이용하기에 광역 I-패스가 아닌 인천 I-패스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되레 인천 I-패스는 경기도의 더(The)경기패스에 가깝다”며 “서울 등의 정책을 연계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수도권 교통 정책 통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준다는 차원에서 이 같은 교통 지원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광역 I-패스 도입 후 평가 등을 거쳐 정책을 확대하거나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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