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교통정책 공약과 유권자 의무

강경우 한양대 공학대학 교통물류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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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국회의원선거가 다가오면서 각 정당과 출마자는 저마다의 다양한 공약을 내놓으며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그중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교통정책의 과제는 ‘인구 감소’, ‘기후 위기’, ‘재정 위기’ 세 가지가 핵심이다.

 

인구 감소 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대로 가면 2020년 정점을 찍은 우리나라 인구가 50년 뒤엔 3천600만명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저출산 심화로 당장 내년 합계출산율은 심리적 최저선인 ‘0.7명’이 깨지고 향후 50년간 노인 비중이 전체 인구의 절반에 이를 만큼 불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교통수요 추정에 대한 심각한 오류와 이에 대한 최근 법원의 판결도 있었지만 그래도 가장 신뢰가 높은 인구 변수의 감소는 장래 교통투자에 대한 경제성 확보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기후 위기 문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 상승, 이상기후, 생태계 파괴 등 다양한 기후 위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기후 위기 문제는 단순히 환경 문제에 그치지 않고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문제다. 따라서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과 함께 각국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 전기 차량의 도입을 시작으로 다양한 정책이 요구된다. 개인용 이동장치나 자전거 공유 같은 공유 이동성 서비스의 등장은 미래 풍경의 중요한 측면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도시 계획에 통합해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개인 차량 소유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정책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재정 위기 문제는 이미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재정 적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저출산으로 인해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만큼 복지와 연금 비용이 늘어나는 것도 재정엔 악조건이다. 막대한 재원과 시간이 요구되는 대규모 교통사업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첨단 교통기술과 연결성의 통합은 미래 이동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급 교통 시스템, 데이터 분석 및 실시간 통신이 장착된 지능형 도시는 차량 흐름을 최적화하고 혼잡을 줄이며 전반적인 효율성을 향상시킬 저비용 고효율의 교통정책이 요구된다.

 

선거철마다 화려한 현수막으로 무슨 무슨 사업의 용역비 확보라는 선전으로 표를 얻겠다는 욕망과 이런 정치인들에게 동조해 자체 예비타당성조사로 타당성을 확보해주겠다는 교통전문가들이 난무하는 철에 현명한 유권자의 판단이 요구된다. 세계적인 교통정책의 미래는 도시화, 기술 발전, 지속 가능성 및 변화하는 이용자의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이며 접근할 수 있는 교통 생태계를 만드는 미래 지향적인 교통정책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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