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현 ‘생명의 전화’ 봉사활동가 “누군가의 고민 들어준다는 것은 행복한 일”

8일 인천 미추홀구 ‘생명의 전화’에서 봉사활동가 김창현씨(60)가 봉사활동 소감을 말하고 있다. 박귀빈기자
8일 인천 미추홀구 ‘생명의 전화’에서 봉사활동가 김창현씨(60)가 봉사활동 소감을 말하고 있다. 박귀빈기자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준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앞으로도 누군가를 도우며 살고 싶어요.”

 

봉사가 삶의 유일한 희망이자 버팀목이라는 봉사활동가 김창현씨(60).

 

김씨는 20대 시절 가정 불화로 ‘어차피 죽을 몸인데 왜 이렇게 인생을 힘들게 살아가야 하나’라는 허무주의에 빠졌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시내버스정류장에 있던 ‘생명의 전화 시민상담대학 자원봉사 상담원 모집’ 공고를 보고 이끌리듯 그곳으로 향했다.

 

문득 눈을 떠 보니 생명의 전화 상담 봉사자가 됐을 만큼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던 그는 올해 벌써 35년째 상담원 봉사를 맡고 있다.

 

김씨는 “밤새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마음이 힘든 내담자들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 목소리에 답을 해주며 작은 위로를 해 주는 것이 보람차다”고 했다.

 

김씨는 항상 내담자와의 상담을 마무리하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씨는 20년 전 한 내담자가 건넨 “선생님과의 통화로 새로 태어난 기분이 든다”는 말을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했다.

 

그는 “봉사를 하면서 나의 쓸모를 찾아가는 것 같다. 마치 ‘이런 일을 하기 위해 태어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상담 봉사를 하며 자존감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전화상담 봉사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살아가야 할 분명한 이유를 찾은 김씨는 최근 해양쓰레기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고 환경 봉사에 나서고 있다.

 

김씨는 ‘지구에서 종이컵을 몰아냅시다’라는 캠페인을 통해 10년간 5천300개의 환경컵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또 올해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환경 의병’을 꾸려 인천 옹진군 영흥면을 시작으로 전국 해양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에 나설 방침이다.

 

김씨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하는 공간이 쓰레기로 뒤덮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항상 ‘나부터’라는 마음가짐으로 일회용품 사용 근절 등을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다면 남은 30년은 지구 환경과 인류 평화를 위해서 살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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