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연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소통협력실장
기차여행의 설렘을 안고 전문가의 네일 관리를, 그것도 공짜로 받을 수 있는 기분 좋은 네일숍이 있다. 이곳은 유난히 조용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소문이 났는데, 그 비밀은 네일 아티스트가 청각장애인이라는 것.
언뜻 말없이 어떻게 고객서비스를 할지 궁금하지만 이미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줬던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택시’가 떠오른다.
모든 소리정보를 시각, 촉각으로 변환해 전달하는 ATC(Audio-Tactile Conversing) 차량주행 지원 시스템 기술이 청각장애인이 택시기사로 일할 수 있도록 한 사례다.
조용한 네일숍 역시 장애 정도에 따라 다양한 보조공학기기 또는 고객 음성을 텍스트로 통역하는 앱 등을 활용해 불편함 없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섬섬옥수’라는 이름의 이 네일숍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철도공사, 기업과 지자체가 함께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운영한다.
현재까지 10곳이 넘는 철도역에 매장을 열었고 경력단절 여성이면서 중증 청각장애인 60여명이 직업훈련 과정을 거쳐 네일아티스트 일자리를 채웠다.
‘문화체험형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기관’으로 매년 100회 이상 활발한 공연을 펼치는 오케스트라는 30여명의 단원 모두 시각장애인이다.
예술단은 장애인 인식개선 메시지를 전달하며 예술의 경계를 넓히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시각장애인 최다 암보 최장시간 오케스트라 연주’라는 특별한 공식 기록도 갖고 있다. 악보를 보는 대신 곡을 외워 합을 맞추는 연습을 반복한 결과 단상에 선 지휘자 없이 5시간 이상 64곡을 연주해낸 것이다.
장애인의 날이 있는 4월에는 매년 고용노동부가 주최하는 장애인고용촉진대회 행사가 열린다. 올해 대회는 ‘다양성을 가능성으로 만드는 우리’를 주제로 오는 24일 개최할 예정이다.
누구나 일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으며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단지 장애로 인해 불편한 점이 있다면 다른 방식으로 가능한 것을 찾을 뿐이다. 더 많은 기업이 장애인 고용을 통해 다양성을 가능성으로 만들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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