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품업체 체험부스를 운영한다. 일본 성인비디오(AV) 배우의 팬 사인회도 진행한다. 란제리 패션쇼도 예정돼 있다. 더 구체적인 행사 내용을 짐작할 수단도 많다. 1년 전 개최지에 문의하는 방법도 있다. 인터넷 등에 소개된 국내외 자료도 있다. 민망한 내용이 곳곳에서 목격된다. 당초 공연 허가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 행사를 수원시가 반대했고, 대관이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파주로 옮겨 개최하려했다. 파주에서도 대관이 취소됐다.
주최 측이 수원시 등을 상대로 한 소송을 언론에 예고했다. 수원특례시와 시민단체에 소송을 걸겠다고 밝혔다. 직권 남용의 책임을 묻겠다고 설명했다. 문제 삼는 것은 수원시의 입장 변경이다. “문제가 없다고 하다가 갑자기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부당한 직권 남용”이라고 밝히고 있다. 취소된 행사를 20, 21일 강행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새로운 개최 장소를 12일 밝히겠다고 했다. 해당 지역에는 파장이 일고 있고, 그만큼 행사는 유명해졌다.
수원 행사에 가장 큰 문제는 행사장 위치였다. 인접한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었다. 학부모 단체와 여성단체가 반발했다. 수원교육지원청도 취소와 수사를 요구했다. 수원시가 이런 요구에 대책을 마련했다. 교육환경 보호구역에서의 금지행위로 해석했다. ‘은밀한 부분 노출 등 성적 행위가 이뤄지거나 유사한 행위가 이뤄질 우려가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에 이 행사가 해당한다고 봤다. 수원시의 이런 판단을 전시관 측이 수용한 것이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유사시 행정 대집행이라는 특단의 대책까지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시민의 정당한 요구에 응할 책임이 있다. 법과 정서 모든 면에서 그렇다. 학부모 단체와 여성 단체 등에서도 시 조치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 시장 판단을 지지했다. 그런데 실무 공무원들 판단은 다른 것 같다. 소송 위협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너무 여론의 입장만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흘러 나오고 있다.
사실 이 문제의 핵심은 수원시의 입장 변경이다. 주최 측이 ‘처음에는 문제 없다고 했다’고 주장한다. 법조계에서도 이 점을 주목한다. 최초의 행사 신청 내용이 진실하고 구체적이었느냐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최초 검토 단계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행사 내용, 초등학교 위치, 학부모 정서 등이 충돌할 행사였다. 그런데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인가. 쟁송 여부가 문제가 아니다. 시 내부에서 다시 밝히고 갈 부분이다.
초등학교와 50m 떨어진 전시관이다. 낮 뜨거운 성인 페스티벌이 열린다. 천 명 넘는 성인들이 찾아들 행사다. 시민·교육청 반발이 잘못인가. 이를 반영한 시장 결단이 틀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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