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경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남을 도우는 것은 당연한 것”
“제 시간과 노력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번거롭다고 생각하지 않고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양주북부경찰서 별내파출소 4팀 소속 박종대 경위(49)가 마음 깊이 갖고 있는 신념이다.
그는 이 같은 신념으로 30년 넘게 얼굴도 모르는 남을 위해 열심히 나눔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
충청남도 부여군에서 태어나고 자란 박 경위는 항상 솔선수범하고 제일 먼저 나서 봉사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시골이다 보니 동네 행사 등에서 항상 주도적으로 나서 일을 하는 부모님을 보고 자란 그는 자연스럽게 ‘봉사’라는 단어가 그의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다.
고등학생 시절 우연히 “헌혈차가 우리 학교에 왔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박 경위는 별 생각 없이 헌혈차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시 그는 몰랐다고 한다. 자신이 그날 한 첫 헌혈이 30년 동안 이어질 줄은.
박 경위는 ‘피는 스스로 없어지면서 다시 채워진다’는 간호사의 말을 듣고 난 뒤 ‘어차피 없어질 피, 조금만 주면 남을 도와줄 수 있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헌혈을 시작했다. 이 생각으로 헌혈을 3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가평에 거주 중인 박 경위는 헌혈을 하러 1년에 5~6번씩 50㎞ 이상 떨어져 있는 구리로 가고 있다. 현재까지 그가 실시한 헌혈은 77회다.
게다가 그는 약 10여년 전 헌혈 중 우연히 안내문에 ‘골수이식’이 필요하다는 글을 보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골수이식을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DNA가 맞는 환자를 찾아 골수이식 기증 절차를 진행했으나, 기증받는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결국 무산됐다.
이후 2년 전 또다시 그와 맞는 DNA를 가진 환자가 골수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애주가였던 그는 건강한 골수를 기증하기 위해 두 달 동안 술은 입에도 대지 않고 운동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 결과, 그의 골수를 이식받은 환자는 건강해졌다고 한다. 또 박 경위 또한 8㎏을 감량하며 더욱 건강해졌다.
그는 사비로 고양이 포획틀 등을 구입하고, 직접 길고양이을 포획해 가평군청으로 데려가고 있다. 가평군청에서 길고양이를 대상으로 무료로 중성화수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인 데다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의 자녀들도 자연스럽게 지역사회를 위해 따뜻한 나눔을 하고 있다. 딸은 헌혈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마자 혼자 헌혈을 하러 갔고, 아들도 나이가 되면 헌혈을 하겠다고 아버지와 약속했다고 한다.
박 경위는 “헌혈을 꺼리시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헌혈을 하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것은 물론 본인의 건강체크도 할 수 있다”며 “적십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항상 너무 적은 혈액이 보관돼 있다. 피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늦지 않게 피가 제공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헌혈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들이 헌혈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마자 자녀들과 함께 헌혈을 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헌혈을 계속해서 할 예정이며, 주변에도 선한 영향력을 펼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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