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힘, ‘영남 지도부’가 낳은 ‘경기 참패’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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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차기 당 대표는 누가 될까. 여러 명의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6선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 4선에 성공한 김태호 의원(경남 양산을)이 얘기된다. 둘은 영남권을 대표하는 중견 정치인이다. 또 다른 후보군은 수도권 의원·당선인들이다. 윤상현 의원(5선, 인천 동·미추홀)과 권영세 의원(서울 용산), 나경원 당선인(서울 동작을), 그리고 안철수 의원(성남 분당갑)이다. 그리고 절대 강자가 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다.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한 전 위원장에게 가 있다. 총선에서 형성된 ‘한동훈 계파’가 있다. 당내 세력 분포에서 여전히 절대 우위다. 관건은 본인의 등판 여부다. 당 대표 선거는 현 상태라면 6~8월에 치러진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복귀가 너무 빠르다는 여론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럼에도 ‘한동훈 대표설’은 현 상태의 절대 다수설이다.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연기를 부탁했다는 주장까지 전해진다.

 

경기도 출신 당 대표 탄생은 요원하다. 언론의 ‘수도권 대 영남 구도’부터가 어불성설이다. 수도권 후보라지만 대개 서울 또는 인천 출신이다. 경기도 출신 후보는 안철수 의원이 유일하다. 안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은 많지 않다. 여전히 ‘당내 아웃사이더’ 취급을 받는다. 총선에서 참패했다. 60석 가운데 6석 얻는 데 그쳤다. 이런 경기도에서 당 대표가 탄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정상적인 분석으로는 대결이 어렵다.

 

그래서 가는 눈길이 있다. 원내대표다. 당 대표를 보좌해 당을 이끌어 가는 사실상 2인자다. 경기도 출신의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이 여기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에 당선돼 3선이 된 송 의원은 경기도당 위원장도 맡고 있다. 경기도 보수를 상징하는 중견 정치인이다. 살폈듯이 경기도 출신 당 대표가 탄생할 가능성은 낮다. 당 대표가 ‘나눠주는’ 지명직 당직에 경기도 당심이 만족할 상황도 아니다. 원내대표를 지켜보는 이유다.

 

경선 상대로 추경호(대구 달성)·이종배 의원(충북 충주)이 나왔다. 우리가 두 의원을 저평가할 의도는 없다. 단지 경기도 참패의 충격을 상기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해 두려고 한다. 경기도 참패는 그대로 당의 참패가 됐다. 경포당(경기도를 포기한 정당)이라는 자조까지 나왔다. 그랬던 반성이 한 달도 안 됐다. TK와 충청권에 권력을 배려할 여유가 경기도에는 없다. 어찌보면 원내대표는 당이 경기도에 줄 가장 작은 성의일 뿐이다.

 

이런데도 또 경기도를 떨구고 갈 것인가. 2023년 4월7일의 기억이 생생하다. 원내대표에 대구 출신 윤재옥 의원이 당선됐다. 경쟁자였던 안성 출신 김학용 의원이 떨어졌다. 자유 비밀 투표라지만 그 결과에 우리는 경고했다. ‘1년 뒤 총선에서 경기도 참패가 될 수 있다’. 어쩌면 이번에도 같은 경고를 하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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