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노래 대상 받은 김민경씨 “대한민국에서 처음 탄 상금, 어려운 이웃 위해 쓰고파”

김민경씨. 본인 제공
김민경씨. 본인 제공

 

“친구 권유로 좋은 경험이 될까 해서 참가했는데 대상까지 받게 돼 행복했어요. 상을 받는 순간 북에 계신 부모님 생각에 흐르는 눈물이 멈추질 않았어요.”

 

자유를 찾아 북한에서 탈출한 북한이탈주민이 평화통일을 노래하는 뜻깊은 자리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주인공은 양주시 향토유적인 양주들노래 단원 김민경씨(49).

 

김씨는 지난달 25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경기지역회의 주최로 열린 북한이탈주민 평화통일노래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해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김씨가 부른 곡은 채희의 ‘바람의 소원’.

 

느린 노래일수록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한 그는 “듣는 이의 마음을 좀 더 움직일 수 있는 노래가 뭘까 고민하다가 이 곡을 선택했는데 대상까지 받게 돼 얼떨떨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노래경연 참가자들의 사연이 소개될 때마다 마음이 뭉클해 고향 생각에 눈시울을 적셨다”며 “처음에는 감히 상을 받을 생각조차 못했는데 대상에 제 이름이 불리는 순간 그 행복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며 감격해했다.

 

대상에 이름이 불리는 순간 북에 계시는 부모님 생각이 났다는 김씨는 “그동안 갈고 닦았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인정받는 느낌이 들어 너무 행복했다”며 “대한민국에 와서 난생 처음 받아보는 상과 상금이 고마웠다. 상금은 저보다 더 어려운 분들을 위해 쓰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양주시 향토유적 제18호 양주들노래에 입문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릴 적 노래를 좋아했고 노래를 너무나 하고 싶었던 그는 북한에서 탈출해 우리나라에 온 뒤 서울문화예술대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는 등 꾸준한 연습으로 실력을 쌓아 갔다.

 

양주들노래와는 지인이 장구를 배워보지 않겠냐고 권유해 인연을 맺게 됐다.

 

시아버지가 치매를 앓고 있어 장단을 치면 치매 예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아버지와 함께 등록했다가 시아버지는 포기하고 지금은 혼자 나가고 있다.

 

김씨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꾸준한 노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노래 연습하고 또 연습해 한 단계 한 단계 꾸준히 성장해 가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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