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된 ‘케이파츠’ 사업⋯ 道 vs 주식회사 ‘책임 공방’ 급급 [집중취재]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전폭적인 사업 지지
인증 대체부품 활성화 위해 전북도 등과 협약
온라인 쇼핑몰·페스티벌로 도민 접근성 높여
인식개선도 긍정적으로 변화했으나 돌연 중단
道 “주식회사에 소유권 줬지만… 사업 종료”
주식회사 “도 예산 지원 없이 지속 불가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지난 2020년,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민 권익 보호와 자동차 부품 시장의 공정 경쟁 구조 구축을 위해 경기도 ‘자동차 인증 대체부품’ 공동 브랜드 K-PARTS(케이파츠)를 런칭했다. 이후 소비자 인식개선 사업, 부품 판매를 위한 플랫폼 운영 등 순차적으로 단계를 밟아오며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사업이 한순간 일몰되며 당초 이 대표가 내건 목표 역시 모두 좌초됐다.

 

■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자동차 인증 대체부품 K-PARTS

 

경기도는 지난 2020년 소비자 비용 절감 및 선택권 확대, 중소 제조업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K-parts(케이파츠, 자동차 인증 대체부품) 사업을 도입했다. 도는 경제민주화에 발맞춰 공정경제위원회를 발촉, 공정경제기반 조성에 나섰다. 당시 위원회는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자동차 부품 시장의 독점 구조를 타파하고자 도에 인증 대체부품 사업 시행을 제안했고, 도는 사업 필요성을 공감하며 자동차 인증 대체부품 지원 사업에 나섰다.

 

자동차 인증 대체부품은 ‘품질과 안전성에 있어 완성차기업이 주문생산한 부품과 동일수준’임을 국토부 지정 기관으로부터 인증받은 부품으로, 중고나 재사용부품과는 다른 신제품이다. 가격은 완성차부품의 40% 수준이다.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지사는 개인 SNS에 “부품 생산의 과도한 수직계열화는 OEM(상품 제조를 위탁한 뒤 주문자의 상표를 부착한 생산품) 의존은 품질은 같지만 가격이 비싸 소비자들에게 여러 피해를 준다. 또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부품업체 간의 경쟁을 없애고 R&D 투자를 게을리하게 만들어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된다”면서 “인증 대체부품 시장을 활성화하면, 소비자는 선택권이 다양해져 수리비나 보험료 부담이 줄고, 부품업체는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시장을 갖게 돼 상호 ‘윈윈’하게 된다”고 말했다.

 

운영을 중단한 경기도 자동차 인증 대체부품 판매 홈페이지.
운영을 중단한 경기도 자동차 인증 대체부품 판매 홈페이지.

 

■ 인식 개선·판로 개척…K-PARTS 띄우기 나선 道

 

이 지사는 지난 2021년 5월 전라북도와 ‘자동차 인증 대체부품 활성화 사업’의 상생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등을 맺는 등 전폭적으로 사업을 지지했고, 도는 소비자 인식 개선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행했다.

 

당시 도는 자동차 인증 대체부품 활성화 및 소비 촉진을 위해 경기도주식회사, 한국자동차부품협회, 경기도소비자단체협의회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 인증 대체부품 공급을 확대하고 유통 판로를 구축하며 소비자 인식 개선 및 홍보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또 인증 대체부품 전용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용인과 수원 일대에서 케이파츠 페스티벌을 진행하며 소비자의 접근성도 높였다.

 

이 같은 노력으로 소비자 인식 개선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0월 경기도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 업체 7천522개 정비소 대상으로 경기도 자동차 품질인증부품 케이파츠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정비업체 인지도는 2022년(50%)보다 44.0%p 올랐다. 케이파츠 사용 의향은 56.0%로 조사됐다.

 

지난 2023년 10월 수원시 경기도청 구청사에서 열린 ‘2023 케이파츠(K-PARTS) 페스티벌’. 경기도 제공
지난 2023년 10월 수원시 경기도청 구청사에서 열린 ‘2023 케이파츠(K-PARTS) 페스티벌’. 경기도 제공

 

■ 긍정 평가에도…道, K-PARTS 사업 종료

 

이처럼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지만, 도는 돌연 지난 2023년 말로 경기도 인증 대체부품 케이파츠 사업을 종료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도정운영철학인 ‘공정 기반·공정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이 지사 시절 신설된 핵심 기구 ‘공정국’의 주관 아래 시행된 사업인 만큼 많은 도민의 기대를 모았지만, 목표했던 바를 이루지 못한 채 소멸한 것이다.

 

경기도는 당초 케이파츠 사업을 운영, 경기도주식회사에 위탁하면서 지난 2023년까지만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경기도주식회사는 브랜드 소유권과 사업을 위탁 받았지만 이를 자체 운영할 예산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경기도는 경기도주식회사에 2022년과 지난해 각각 5억원 가량의 예산을 지원했으며 올해는 예산 지원을 중단했다.

 

예산을 이유로 도와 경기도주식회사가 사업 책임을 떠넘기면서 결국 소비자들의 권익은 또 한 번 내팽개쳐졌다.

 

경기도 관계자는 “2022년과 2023년 각각 5억2천만원, 5억원의 예산을 투입, 경기도주식회사에 사업을 위탁·운영했지만 예산을 계속 지원해 줄 수는 없다”며 “경기도주식회사에 케이파츠 브랜드 소유권을 준 만큼 플랫폼 운영도 자체적으로 할 것을 주문했지만 경기도주식회사가 사업을 종료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주식회사는 “기관의 예산 사정상 경기도의 지원이 없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지속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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