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때 이른 ‘모기와의 전쟁’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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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섭 논설위원

한밤에 모기 한 마리가 앵앵거리며 돌아다니면 밤새 잠을 설치게 된다. 자다가 불을 켜고 잡아보려 해도 어디에 숨었는지 찾기 어렵다. 다시 잠이 들만 하면 또다시 나타가 앵앵거린다. 다음 날 종일 피곤하다. 모기 한마리 때문에....

 

모기에 자주 물리는 사람이 있다. 땀을 많이 흘려서, 피가 달아서, 몸이 뜨거워서, 잘 안 씻어서 등등의 이유를 붙이는데 맞는 건지는 모르겠다.

 

하여튼 모기가 나타나면 일상이 괴롭다. 모기는 무서운 곤충이다. 한 해 수십만명이 죽는 말라리아의 매개가 모기다. 2008년 세계에서 2억4천700만명이 말라리아에 걸렸고 그 가운데 200만~300만명이 죽었다고 한다. 사망자가 매년 줄어들지만 모기는 여전히 위협적이다. 말라리아 외에 뇌염, 뎅기열 등까지 합치면 모기 때문에 병에 걸리고 죽는 사람이 어마어마하다.

 

요즘 때 이른 모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모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의 모기예보제에 따르면 서울시 평균 모기활동지수는 지난 2~15일 2주 연속 가장 높은 수치인 100을 기록했다. 모기예보제에서 가장 높은 4단계(불쾌)에 해당한다. 이는 야외에 모기 유충 서식지가 50∼100% 범위로 형성된 단계로, 단독주택 밀집 지역의 경우 침입 모기가 하룻밤에 5∼10마리 된다.

 

5월 초부터 극성을 부리는 모기 퇴치를 위해 갖가지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사람이 소독약을 뿌리는 전통 방식부터 ‘모기 잡는 드론’까지 등장했다. 드론에 살충제 탱크를 달아 펜스가 높이 쳐진 공사장 물웅덩이, 저수지, 판자촌 등 방역 차량이 들어가기 어려운 곳에 드론을 투입한다.

 

천적 관계를 이용하기도 한다. 순천시는 모기 애벌레인 장구벌레를 잡아먹는 미꾸라지 3만9천여마리를 푼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하루에 장구벌레 1천마리 이상 잡아먹어 자연 친화적이다. 구미시는 공원과 캠핑장 등에 모기가 싫어하는 향을 내뿜는 허브인 구문초를 심었다.

 

일반인들도 향기나는 팔찌, 스티커 등의 모기기피제를 이용하고 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공산품은 부작용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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