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경제부장
본보 K-ECO팀이 경기도내 초등학교와 유치원의 놀이터 중 탄성포장재로 조성된 놀이터에 대해 유해성 검사를 실시했다.
초등학교 네 곳, 유치원 네 곳 등 총 여덟 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검사 결과 단 한 곳도 예외 없이 ‘다핵방향족탄화수소(PAHs)’가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암이나 호흡기 질환 등을 일으키는 유해 화학물질인 PAHs는 어린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PAHs를 구성하고 있는 18개 화합물 중 일부 물질은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민감한 생리적 발달 단계에 있는 어린이에게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장시간 노출될 경우 폐암, 피부암, 생식 장애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유치원 놀이터에서는 성조숙증과 자폐를 유발할 수 있는 ‘프탈레이트’도 검출됐다.
놀이터는 아이들이 뒹굴며, 살을 직접 바닥에 비비며 노는 공간이다. 이러한 곳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그것도 아이들이 가장 안전해야 할 교육기관에서 말이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분노하고 있다. 학부모 커뮤니티에서는 “발암물질이라니 무슨 일인가”, “어쩐지 냄새가 많이 난다고 생각했다”, “요즘 같은 여름에는 놀이터에서 물도 나와 물놀이장으로 사용하도록 하던데, 물이 깊은 곳까지 다 스며들고 또 나오고 할 것 같다” 등의 우려를 내놓으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검사에 함께한 안광률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경기도교육청에 놀이터 바닥재 전수조사와 재시공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제 교육당국이 응답해야 할 차례다. 아이들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성장시켜야 할 교육현장이 발암물질을 품고 있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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