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2020년부터 하천관리 선택과 집중 보고 치수(56%), 친수(29%), 수질・수생태(10%) 제언 환경단체 반대에 보(洑)에 쌓인 모래 등 퇴적물 방치
지방하천 정비 예산 지자체 이양
5년마다 교체되는 정권의 성향에 따라 경기도 등 전국 곳곳의 물 관리 및 하천정비 사업이 큰 혼선을 빚으면서 폭우와 태풍으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15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연구원은 지난 2020년 “하천사업 지방 이양으로 예산 확보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하천 사업 추진 시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은 치수(56%), 친수(29%), 수질・수생태(10%), 이수(5%) 순”이라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2018년 ‘물 관리 환경부 일원화’에 이어 2020년 지방하천 예산을 각 지자체가 부담하도록 떠넘기자, 경기도에 사업 우선순위를 보고한 내용이다.
2023년 말 기준으로 도내 하천은 국가하천 9곳과 지방하천 497곳, 소하천 1천999곳이다. 이를 ‘물 관리권’ 환경부로 이관(2018년) 후 5년간 경기도 지방하천에서 발생한 피해만 400건이 넘었고, 이 중 2022년 한 해만 200건 이상에 달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경기도 재해 관련 통계에서도 같은 기간(2018~2022년 9월) 전국 지방하천에서 발생한 범람·붕괴·유실 사고는 1천126건이고, 피해액은 3천32억6천만 원이었다.
특히 전국 시도 중 경기도 하천 117㎞ 구간에서 416건(전국의 37%)의 피해로 피해액은 1천552억1천만 원(전국의 51%)에 달하는 등 가장 규모가 컸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고보조 사업인 소하천 정비사업이 지난 2020년 1월 자치단체 사업으로 전환된 후, 사업비 부담 등으로 하천 범람 등 홍수피해 대책을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또 하천 준설과 하천 내 수목 제거는 손도 대지 못했다. 환경단체의 반발에 환경부는 침묵했고, 수량조절용 보(洑) 내부에 쌓인 모래 등 퇴적물을 자원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물 관리 업무를 국토부로 다시 이관하는 방법을 검토했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천)은 지난 2017년 이후 최근까지 문재인 정부의 물 관리 및 하천관리 실태를 맹폭했다.
송 의원은 이날 경기일보와 통화에서 “지방하천 관리는 기본적으론 소관 기관인 지자체의 책임이지만, 국가하천보다 월등히 많은 데다, 환경도 매우 열악해 지자체의 몫으로만 넘기는 게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경기 북부권의 한 지자체 관계자도 “지금 당장 하천 내에서 자생한 수목만 제거해도 물길이 정상화되고 하천 범람 사고도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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