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1호선 전동차 운행 지연⋯ 파주 시간당 누적강수량 100.9㎜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출근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17일 오전 7시40분께 의정부시 녹양동 수도권 전철1호선 녹양역. 이곳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A씨가 손사래를 쳤다.
그는 “평소처럼 녹양역에 도착했는데 전동차가 오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20분을 기다린 끝에 버스를 탔지만 동두천시와 양주시에서 이미 탑승한 사람들로 버스 안은 콩나물시루를 방불케 했다. 폭우로 인해 수도권 전철 1호선 전동차가 운행 대기 상태였으며 '타 교통수단을 이용하시기를 바랍니다'는 안내방송도 들려왔다.
경기북부지역에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의정부와 파주 등지에서 전철이 지연되고 도로가 침수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1990년대 말 세 차례나 물난리를 겪었던 파주시 문산읍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오전 7시30분께 자유로 당동IC 램프 구간의 도로는 성인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물로 아수라장이 됐다.
차량이 통과하기 위험한 상황이 되자 경찰은 도로를 통제하고 차량을 우회시켰다.
이미 IC로 진입한 차들은 후진으로 빠져나와야 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극심한 교통혼잡이 벌어졌다.
주민 B씨는 “출근을 위해 일어나보니 창밖에 비가 무섭게 내려 앞이 안 보일 정도였다”면서 “차를 몰고 도로에 들어섰는데 마치 수상스키를 타는 기분이 들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다”고 말했다.
의정부에선 오후 1시 현재 주택침수 34건, 도로침수 8건, 시설침수 3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가능동을 비롯해 금오동, 의정부동, 송산1동, 신곡1동, 용현동 일대 주택에 물이 들어 오고 반지하 주택도 폭우피해를 입었다. 용현동에서는 하수구 역류로 주택이 침수피해를 당하고 가능동·송산1동 일부 주택은 집안까지 물이 들어와 수중 펌프를 이용, 물빼기 작업에 나섰다. 녹양동의 한 주택은 물이 차 전기가 들어오지 않자 의정부소방서 대원이 출동, 배수 및 안전조치해 인명피해를 막았다. 송산야외수영장 앞은 바람에 도로 잣나무가 쓰러지고 일부 도로가 물에 잠겪으며 송산1동 모 아파트 앞도로도 맨홀뚜껑 역류로 도로침수피해를 입었다.
파주의 다른 도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운천역 인근 1번 국도 역시 일부가 침수됐고, 경의선은 선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이 차올랐다.
자유로를 이용해 일산에서 문산 당동리에 출근하던 직장인 C씨는 “파주 탄현면을 지나 자유로 낙하IC로 들어서는데 2개 차로가 물에 잠겨 차들이 비상등을 켜고 거북이 운행을 했다”고 말했다.
임진각 인근 저지대 구간도 침수돼 파주지역 안보관광이 취소됐다.
매표소에는 ‘금일 폭우로 인해 평화관광이 중단되었습니다’'라는 무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돌렸다.
이런 가운데 하남에선 이날 오전 호우로 차량에 고립돼 위급한 상황에 처한 50대 남성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이 남성은 이날 9시23분께 하남시 풍산동 소재 비포장도로 오르막길을 지나던 중 갑작스런 폭우로 차량이 고인 물에 빠져 운전석 바로 아래까지 침수되는 다급한 상황에 처했다.
게다가 이 남성은 오른쪽 다리가 불편한 탓에 평소 목발을 짚고 다녀 자력 탈출이 불가능해 차량에 고립된 채 119에 신고했다
이에 하남소방서 신장119안전센터 소속 직원들은 곧바로 침수된 현장을 찾아 차량에 접근한 뒤 남성을 부축해 구조하는데 성공했다. 다행히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경기도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판문점(파주) 274.5㎜, 도라산(파주) 193.0㎜, 파주 161.6㎜, 진동(파주) 157.0㎜, 장남(연천) 144.5㎜ 등이다.
특히 파주에는 오전 7시를 전후해 시간당 100.9㎜의 비가 쏟아지는 등 경기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단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은 앞으로 예상되는 강수량은 오는 18일까지 60∼120㎜이며, 지역에 따라 200㎜ 이상 내리는 곳도 있겠다고 전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