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원 과천도가 대표 “과천 대표 막걸리, 지역민과 함께 키울 것”

서형원 과천도가 대표. 윤현서기자
서형원 과천도가 대표. 윤현서기자

 

관악산과 우면산 사이 남태령 옛길, 한적한 곳에 막걸리 양조장인 과천도가가 자리 잡고 있다.

 

과천도가에 들어서자 발효되는 술 냄새가 은은하게 풍겼다. 담금실 문이 꼭 닫혀 있었지만 양조장답게 술 빚는 향이 곳곳에 배어 있었다.

 

건물 2층에는 과천도가를 함께 창업한 200여명 시민의 이름이 걸려 있는 ‘창업자의 벽’이 눈길을 끌었다. 지역공동체와 함께하겠다는 서형원 대표(57)의 생각이 엿보인다.

 

서 대표가 주류업에 뛰어들기까지의 이력은 조금 독특하다. 그는 30여년 전 결혼하면서 과천에 정착했다. 그동안 환경운동연합 상근활동가로 일하다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과천시의회 의원, 의장까지 지냈다.

 

2014년 과천시장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그는 그 뒤로 정치계를 떠났다. 이후 짧게 직장인 생활을 해보기도 하고 방황하다가 2016년 과천시내에 ‘별주막’이라는 막걸리 주점을 열었다.

 

서 대표는 “중년 남자가 실직하면 보통 치킨집을 내는데 이전에 환경운동을 했던 이력을 살려 지역 특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팔면 어떨지 생각하게 됐다”며 “이에 더해 우리 술의 전통을 복원하고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막걸리와 인연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의 진가가 발휘된다. 술을 만들었으나 원하는 맛이 나지 않자 술 빚기를 100번 넘게 시도했다. 실패를 거듭해도 포기하기보다 더 좋은 술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커졌다. 막걸리학교, 한국가양주연구소 등 전국 각지의 교육기관을 찾아 기술을 익혔다.

 

그 결과 2018년 ‘경기도 착한프랜차이즈 육성사업’에 선정돼 6천만원의 지원을 받게 됐으며 2020년 양조장 사업으로 이어졌다.

 

서형원 과천도가 대표. 윤현서기자
서형원 과천도가 대표. 윤현서기자

 

그는 “주막을 영국의 ‘펍’이나 일본의 ‘이자카야’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투자자를 모집했는데 이틀 만에 2억4천만원이 모였다”며 “2020년 경복궁역 근처에 별주막 직영점 오픈 계획을 세웠지만 코로나19 시기가 겹쳐 양조장을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단순히 막걸리 제품 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지방상생을 목표로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과천공연예술축제에서는 스페셜 에디션 막걸리를 출시했다.

 

그는 “양조장이 오랫동안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공동체형 양조장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유대관계 형성을 위해 창업 고객들을 모집했는데 200여명의 주민이 십시일반으로 후원에 참여해 3천여만원이 모였고 그분들께 수익의 120%를 돌려주기로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그는 과천도가가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들과 함께해야 한다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청년창업을 위해 교육을 진행하는 등 지역공동체와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문을 연 양조장에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체험관광 공간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기를 기대하는 그의 꿈이 익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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