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23일(현지시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대대적으로 폭격을 가해 사망자가 최소 492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 35명과 여성 58명을 포함해 최소 49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레바논 보건부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부상자는 최소 1천654명으로 집계됐다.
피라스 아비아드 레바논 보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공격받은 지역에서 수천 명이 피란을 떠났다”고 말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동부와 남부의 병원에 부상자 치료에 대비해 비필수 수술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교육부는 국경 지대를 포함해 수도 베이루트 남부 외곽 지역에 오는 24일까지 이틀간 휴교령을 내렸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에서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와 동부를 겨냥해 최근 24시간 동안 약 650차례의 공습으로 헤즈볼라 시설 1천100개 이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격대상에는 헤즈볼라가 로켓, 미사일, 발사대, 드론 및 추가 군사 인프라를 숨긴 건물이 포함됐다”며 작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은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직후부터 계속됐다.
특히 지난 17∼18일 무선호출기·무전기 동시다발 폭발 사건으로 헤즈볼라가 일격을 받은 이후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수백명이 사망하며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데에 우려를 표명했다.
프랑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를 요청해 이스라엘과 레바논 문제를 논의하고자 했다.
장 노엘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유엔총회에서 "이번 주 레바논에 대해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를 요청했다"며 양측은 "모두에게, 특히 민간인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야기할 지역적 대혼란을 피해 달라"고 말했다.
인근 아랍국가인 요르단은 레바논과 연대를 표명하며 '이스라엘의 침략행위'에 유엔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은 이 지역을 광범위한 전쟁의 심연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가 "이스라엘의 침략을 억제하고, 재앙적 결과로부터 이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즉각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요르단 왕실은 압둘라 2세 국왕도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상황을 위험하게 악화시킨다고 언급했으며, 지역에서 더 광범위한 분쟁이 일어나지 않게 국제사회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도 레바논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모든 당사자에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사우디 아라비아 외무부는 엑스에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은 레바논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매우 우려스럽게 주시하고 있으며, 역내 폭력 확대 위험과 상황 악화에 따른 위험한 결과에 대해 다시 한 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레바논의 안정을 유지하고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와 영향력 있는 당사국들이 역내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역할과 책임을 다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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