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일 오물풍선을 날려 보내고 있다. 지난 7일에 이어 8일에도 쓰레기풍선을 띄웠다. 올 들어 26번째다. 합동참모본부는 7일 120여개, 8일 100여개의 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쓰레기풍선이 일상화된 듯하다. 쓰레기풍선의 양이 적지 않고, 피해도 늘어나는데 정부는 방관하는 모습이다. 합참은 8일 낙하물에 대해서도 “확인된 내용물은 종이류, 비닐, 플라스틱병 등 생활쓰레기”라며 “분석 결과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밝혔다. 안전 위해 물질이 없으면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인지, 대응이 안일하다.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2024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5월28일 1차 오물풍선을 살포한 이후 9월23일까지 총 22차례 풍선을 부양했다. 이 기간에 발견된 오물풍선 낙하물은 5천462개로 파악됐다. 주로 서울과 경기도에 집중됐다. 61%(3천332개)는 서울시에서, 30%(1천627개)는 경기도에서 발견됐다. 기초지자체별로 보면 서울 노원구가 588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고양시(268개), 파주시(246개), 서울 중랑구(217개), 의정부시(211개) 등의 순으로 많았다.
북한의 오물·쓰레기풍선 살포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피해가 여러 건 발생했다. 지난 9월까지 차량·주택·파손, 민간항공기 이착륙 간 위험 상황 발생 등 78건의 피해가 있었다. 실제 지난달 김포국제공항 인근 공장에서 불이 나 1억원 넘는 재산 피해를 냈다. 파주시 광탄면의 한 제약회사에서도 오물풍선의 발열타이머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서울에선 오물풍선 잔해물을 맞고 놀라 넘어진 시민이 전치 2주의 타박상을 입는 인명 피해도 있었다.
오물풍선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 경내에 떨어진 사례도 있다. 오물풍선 6개는 양평과 송탄, 남양주, 파주 등의 상수원보호구역 인근에 떨어졌다. 확인된 것만 그렇지, 더 많을 수도 있다.
북한은 남한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응하기 위해 오물풍선을 살포한다 하는데 군 전문가들은 오물풍선을 언제든 무기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북한은 발열타이머 장치와 같은 기폭장치를 사용해 정해진 시간에 목표 지역에 집중 투하하고 있다. 북한의 오물풍선이 생화학 무기 등 공격용 무기 살포 경로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접경지역 등 수도권 주민들의 불안감이 크다. 오물풍선은 무기이고, 이를 활용한 방화는 테러다. 정부는 잇단 오물풍선 살포를 더러운 쓰레기 도발 정도로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방관하면서, 몇 개가 날아 왔다는 식의 발표만 하고 있는 것인지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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